"배달비 30% 내는데..매출 1원 늘어 재난지원금 탈락"

연간 매출액 비교 부당 지적
"카드거래 거부하는 옆가게
매출 안잡혀 지원금 받는데
우린 매출 1원 늘었다고 안줘"
재난지원금 지급 형평성 논란

4차 재난지원금이 국회 통과 후 불과 닷새 만에 지급되기 시작됐지만 지원금 지급 기준을 놓고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업제한을 받고도 매출이 증가한 소상공인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 통과 후 기획재정부가 지급안을 퇴짜 놓으면서 소상공인 원성이 커진 분위기다.

5일 소상공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증가해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받지 못하게 된 소상공인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영업제한 업종에 대해 매출 증감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버팀목자금을 지급했던 지난 3차 재난지원금 때와 달리 이번에는 영업제한 업종이라도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사업장만 버팀목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지급이 시작된 버팀목자금 플러스는 전체 지급 규모(6조7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3조1000억원 이상이 단 사흘 만에 지급됐다.

소상공인들은 "매출만으로는 실제 피해를 파악하기 어렵고, 다른 산업과도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지급 대상에 포함해줄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한 소상공인은 국민청원에 "2018년 사업을 시작해 2019년 매출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이후)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을 시작했고 30% 넘는 수수료를 부담하며 가게 홍보를 위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남겨 월세를 내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면서 "그런데 그 배달이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금 매출도 신고하지 않고 일반음식점보다 훨씬 낮은 재료비를 쓰는 옆 미용실은 월평균 800만원을 버는데도 지원금을 받았다"며 "세금을 안 내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자영업자를 더 챙겨주는 지원금이냐"고 호소했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에서는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업종이 아닌 일반 업종이어도 업종별 평균 매출액 감소율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용업'은 20~40% 매출 감소 업종으로 분류돼 매출 감소폭에 상관없이 지원금 200만원을 일괄 지급받는다. 지원 기준이 되는 매출액을 연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는 이번 버팀목자금 플러스가 2020년 11월 24일~2021년 2월 14일 시행한 방역 조치로 매출액이 감소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자금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정작 매출액은 2019년과 2020년 연간을 비교해 매출 손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