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3대2' 통신사 철옹성 점유율 깬 사나이

임영신 2021. 4. 5.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MB정보통신 이상태 대표
LG유플 계약 종합대리점 중
가입자 20만명 처음 돌파
SKT와 동일 점유율 괴력
시간당 카톡 100개 소통의 힘
황현식 사장 30년산 술 선물
"30만 돌파하면 같이 마시자"
지난달 26일 서울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진행된 가입자 20만명 달성 축하행사에서 황현식 사장(오른쪽)과 이상태 DMB정보통신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5대3대2. 국내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다. 2002년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합병하며 무선통신 시장이 본격적인 3사 경쟁 체제로 바뀐 뒤 2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다.

이상태 DMB정보통신 대표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이런 '철옹성' 같은 시장 장벽을 무너뜨려 화제다. 이 대표는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판매점에 스마트폰을 제공하는 '종합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통신사 스마트폰 매장은 크게 두 종류입니다. 대리점과 판매점이 있죠. 대리점은 한 통신사 상품만 다루지만 판매점은 셋 다 취급합니다. 10년 이상 시간을 쏟아부어 판매점 300여 곳을 협력업체로 확보했는데 LG유플러스(3위 사업자) 고객이 SK텔레콤(1위 사업자)보다 많은 곳이 40%에 달합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대4 구도를 형성하고 있죠."

이 대표는 지난달 말 가입자 20만명 고지를 밟았다. LG유플러스에서 가입자 20만명을 찍은 종합대리점이 탄생한 것은 처음이다.

국내 통신시장은 전쟁터다. 휴대폰 가입자가 인구수 대비 100%를 넘어서면서 가입자를 뺏고 빼앗기는 혈투가 벌어지는데, 판매점은 치킨집 못지않게 많다 보니 몇 달 만에 문을 닫는 곳이 수두룩하다.

2002년 창업한 이 대표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그는 "판매점을 매주 2회 이상 직접 찾아가 문제점을 듣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퀵배송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동네 판매점에는 고객이 찾는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상품을 매장에 쌓아둘 여력이 안 되니까요. 판매점이 재고를 구하지 못해 고객을 놓치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매달 배송비용 수천만 원이 들더라도 30분 안에 상품을 어떻게든 찾아서 판매점에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죠."

스마트폰 개통 데이터나 유동인구 같은 상권 특징을 분석해 판매점에 족집게 영업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판매점이 시장 흐름을 읽기란 쉽지 않다"며 "지금 잘 팔리는 상품 모델부터 고객 소비 성향과 영업 실적이 좋은 판매점 노하우까지 첩보 작전처럼 분 단위로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보조금 등으로 고객과 문제가 발생한 판매점과는 과감하게 거래를 끊었다. 그는 "이런 과정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판매점과 신뢰 관계가 구축됐다"며 "저희만 거래하는 판매점이 300여개 협력사 중 70%이고, 3년 이상 거래하고 있는 판매점도 90곳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 모토가 회사명인 DMB, 즉 'Do My Best(최선을 다하자)'거든요. 사실 판매점에서는 아무래도 1위 통신사 상품을 파는 게 쉽죠. 하지만 저희와 거래하는 판매점은 다릅니다. 저희가 판매점에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판매점도 고객에게 LG유플러스 상품에 대해 단 30초, 1분이라도 더 설명해줍니다. 진심이 통한 게 아닐까요." 그는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판매점을 찾는 손님이 대폭 줄었을 때 LG유플러스가 대여금과 인건비 지원 등을 제때 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통신 영업통인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과 인연도 있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중반에 처음 만났고 그 후 현장에 자주 와서 대리점·판매점 사장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깜짝 선물도 받았다. "가입자 17만명을 달성했을 시점에 황 사장님이 사무실로 직접 찾아오셨어요. 개인이 소장하던 30년산 술 한 병을 주고 가셨죠. 30만명을 달성하면 같이 마시자며 웃더군요. 그 덕분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황 사장 주재로 가입자 20만명 달성 축하행사도 열렸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홈 인터넷TV(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같은 새로운 구독형 상품이 추가되고 있는 만큼 판매점 역량을 키우면 가입자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터뷰한 지 1시간쯤 지났을까.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매일 시간당 카카오톡 메시지를 100개 이상 받습니다. 'A단말기가 인기인데 물량이 부족하다' 'B상권에서는 C요금제가 인기다' 쉴 틈 없이 카톡이 날아옵니다. 조용히 앉아서 사색하는 게 가장 큰 사치라고나 할까요. 얼른 가봐야겠습니다."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