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LH 투기' 공정 의심받는 공공개발

이축복 2021. 4. 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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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직접시행까지
공공기관 개입 사업 늘어났지만
공기업 비위행위로 신뢰 떨어져

◆ 경제신문은 내친구 ◆

도시의 낡은 기반시설과 주택을 정비하는 정비사업은 크게 재건축과 재개발로 나뉩니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민간(소유주)이 주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택 공급을 늘리려고 할 때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이 도입됐습니다. 최근에는 공공성을 한층 강화한 공공직접시행 방식도 나왔습니다. 공공재건축·재개발은 조합이 사업주체이지만 공공직접시행은 공공기관이 담당하는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공공재개발은 무엇인가요.

▷공공재개발은 사업성 부족으로 민간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에 공공이 참여하는 사업입니다. 용적률을 법적 상한보다 120% 올려주는 한편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해 사업성을 끌어올립니다. 단, 증가한 용적률로 공급하는 주택 절반(조합원 분양분 제외)은 임대 물량으로 공급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공공재개발 후보지로는 뉴타운 해제지역인 성북 장위8구역이 꼽힙니다. 이 밖에도 총 24곳(1차 후보지 8곳, 2차 후보지 16곳)이 공공재개발 추진 구역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번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소유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구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공공재건축은 무엇인가요.

▷공공재건축은 주택 공급을 늘리고 민간 재건축 시장에 공공이 개입하려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 주거지역에서는 300%로 관리하는 용적률을 최대 50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세부 용도지역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준주거지역 내 주거비율 상한(현행 90%)과 공원 설치 의무(재건축 시 가구당 2㎡)도 완화합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공원 대신 임대주택 공급도 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증가하는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국가에 반납해야 해 소유주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공직접시행은 뭔가요.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에서 공공성을 한층 강화한 사업 방식입니다. 사업 시행을 공공이 담당하는 대신 재개발·재건축에 적용하는 규제인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조항 미적용,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 미부과 같은 인센티브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기존 정비계획 대비 30%포인트 넘는 추가 수익을 보장한다는 '당근'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별건축구역도 의제해 공공에서 원하는 건축계획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소유주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습니다. 소유주 2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으면 공공시행자 정비계획 변경을 제안할 수 있는데 이 시점부터 해당 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이 구역 내에서 주택을 살 때 많은 제약을 받게 됩니다. 새로 짓는 집을 공급받으려면 본인이 소유한 토지를 공공에 먼저 납부하는 의사를 밝혀야 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협의매수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끝까지 거부하는 경우 수용까지 가능해 기존 소유주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LH 투기 사건으로 공공개발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LH발 투기 의혹이 나온 상황에서 공공직접시행을 추진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LH 사태는 올해 2월 정부가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발표로 주택난을 해소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개발 업무에 관여하는 LH 직원들이 땅을 미리 산 정황이 포착되면서 터진 사건입니다.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개인 재산을 증식하는 일이 발생한 셈입니다.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공공이 참여하려는 개발지에 미리 투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개발에 관여하는 공기업 직원이 내부 정보를 알고 투기하거나 이를 가족·지인에게 유출할 수 있어 공공에서 관여하는 개발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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