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사자'에 3100선 사수한 코스피.."아직은 가치주〉성장주"
코스피가 3100선을 지켰다. 외국인의 3일 연속 '사자' 행진 덕이다.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실적 개선주가 장을 이끄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아직 성장주보다 가치주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3포인트(0.26%) 오른 3120.83에 마감했다. 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 덕분에 3100선을 사수했다.
개인은 2076억원, 외국인은 168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84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이 4% 이상 올랐고, 의료정밀, 기계,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등도 1%대 강세였다.
시총 상위주 가운데는 POSCO가 올해 1분기 영업익 1조원 복귀 전망에 5.02% 상승했다. 이날 26년만에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힌 LG전자는 차익실현 매물에 2.52% 하락 마감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강보합 마감했고, SK하이닉스(1.42%), 현대차{0.21%), {삼성바이오로직스}(0.81%) 등은 상승했다. 삼성SDI, 기아는 1%대 약세였고, 셀트리온은 4% 가까이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32포인트(0.03%) 내린 969.77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97억원, 1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44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업종 가운데는 반도체, 종이·목재, 비금속 등이 1~2% 강세였다. 한편, 출판·매체복제는 1%대 약세였고,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제약 등은 약보합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알테오젠 등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주는 대부분 2~3% 약세였다. 반도체 장비주인 원익IPS는 3%, SK머티리얼즈는 1.47%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2원 오른 1127.7원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본격적인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주가 증시를 견인했다.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LG디스플레이는 7% 이상 상승했고, 전방산업 호조 등으로 철강 수요가 예상되는 철강주는 일제히 급등하며 코스피 철강·금속지수는 4% 이상 올랐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기저효과로 인해 상당수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선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시 전체 영업이익 증감률은 49.4%로 높게 예상되며 특히 1분기 증감률은 83.6%에 이를 것"이라며 "1분기의 경우 증감률이 기저효과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증감률만으로는 업종간의 변별력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제대로 된 실적 수혜주를 가리려면 좀더 까다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김 연구원은 "기저효과에 대한 판단은 올해 이익과 지난 5년 평균과의 비교로,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는 최근 5~6개분기 전망치 달성여부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1분기 증감률 40% 이상 △올해 1분기 이익 최근 5년 평균 이상 △최근 4개 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빈도 높음 등의 기준에 맞는 종목은 한국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키움증권, 신세계, GS,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화학 등이다.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조정을 겪었던 일부 반도체·전기차 등 성장주가 반등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아직 가치주-성장주 전환은 섣부르다는 평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성장주보다 경기 민감 가치주가 우위인 국면이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 상승 추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논테크 및 경기 민감 산업들의 이익 및 수출 모멘텀이 더 양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 밸류에이션 논쟁이 일어나면서 반대급부로 나타나는 가치주 부각이라는 프레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략적으로는 지금 성장주의 반등에 대하여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긴 흐름에서는 가치주의 강세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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