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막차 타자"..SKIET 상장 한 달 앞으로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공모주 균등배분과 더불어 시행된 증권사별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데다, 분리막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부각되면서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SKIET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SKIET는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세워진 독립된 법인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만들어왔다. SKIET는 오는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SKIET 상장은 중복청약 막차를 타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 금융위는 균등배분 물량을 노리고 가족계좌를 총동원하는 등 중복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하고, 내달 20일에 이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SKIET는 총 2139만주를 모집하며, 공모가 범위는 주당 7만8000~10만5000원으로 책정한 상태다. 이 기준대로라면, 기업가치는 5조6000억~7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 비율은 기관 투자자 55%, 일반 투자자 25%, 우리사주조합 20% 등이다. 일반 공모 청약은 국내 기관 대상 수요예측(22~23일)이 끝나고, 28일부터 이틀간 시행된다.
대표 주관 업무는 미래에셋증권, JP모건이 맡았다.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는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가운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은 인수단으로 나섰다. JP모건과 CS는 일반청약 모집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일반 청약을 원하는 개인은 국내 증권사 중 한 곳 이상에서 청약이 가능한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시장에선 SKIET가 영위하고 있는 분리막 사업이 안정성을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SKIET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이자 일본 아사히 카세이, 도레이 등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을 독자 개발해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분리막 시장은 SKIET를 비롯한 상위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업체 등이 신규 진입하기 어렵다"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리스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단가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전고체 배터리가 모든 세그먼트에 적용될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고 말했다.
SKIET의 실적도 좋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693억원으로 전년(분할 시점 기준으로 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반영)대비 7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4% 늘어난 1252억원, 당기순이익은 38.4% 증가한 882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지난달 3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준 것이 SKIET 상장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미 ITC는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이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을 늘리는 것도 SKIET 실적에 일정 부분 들어가는 만큼 이번 소송 예비결과가 호재는 맞다"면서도 "하지만 고객사가 SK이노베이션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SKIET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9000원(3.73%) 내린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IET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10만5000원에 확정하고, 상장 당일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27만3000원까지 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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