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장, 대출 상담 고객 술자리 불러.."대리 불러줄게 술 마셔"

"술을 못마셔? 대리를 불러줄테니 술 마셔."

"요즘 80년생, 90년생들은 아직 어려서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

하나은행의 한 지점장이 대출을 받으려는 여성 고객을 횟집으로 불러 술을 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은행 측은 "지점장을 즉시 대기발령 조치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료: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 캡쳐본)]

지난 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자신의 여자친구가 겪은 일이라며 카카오톡 메시지와 함께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작성자에 따르면 사업을 하던 여자친구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다 대출을 받기 위해 신용보증재단에 찾아갔지만 대출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여자친구가 눈물을 흘리자 담당자가 한 시중은행의 지점장을 연결시켜줬다는 내용입니다.

작성자는 "다음날(지난달 31일) 지점장은 작성자의 여자친구를 오후 4시쯤 한 횟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했다"며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고 어디냐고 묻곤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횟집 앞에서 지점장을 만났고 뜬금없이 두손을 붙잡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며 "횟집이 방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소주병을 포함해 10명 넘게 마신 병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작성자는 "지점장을 비롯해 일행이 회장이라고 부르는 인물과 이미 술자리를 진행 중이던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여자친구가 "술을 못한다"고 말하자 "술을 못마셔?"라며 "요즘 80년생, 90년생들은 아직 어려서 처음인 자리에는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 "대리를 불러줄테니 술마셔" 등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겁에 질린 여자친구가 나가려고 하자 "가는 거냐"고 물었고 "전화를 좀 하고오겠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자료: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 캡쳐본)]

자리에서 빠져나온 여자친구는 이날 오후 10시43분 "당신 내가 신고할 거야 각오해"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점장은 다음날 오전10시23분에서야 "초면에 큰 실수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작성자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지점장의 아내로부터 "남편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실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영업자리를 만든 것"이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어 "자녀가 세 명이다. 한 가정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게시글이 올라온 당일(1일) 지점장과 통화를 했고 "술을 먹고 부른 이유가 뭐냐"고 묻자 "도움을 주려고 상담하기 위해 불렀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지점의 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이 작성자의 설명입니다.

작성자는 "지점의 부장 외 2명이 사무실로 찾아와 내부 감찰이 진행 중이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된 징계가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선 은행 자체 법조인들로 구성된 감찰팀이 있어 필요 시 소송으로까지도 진행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월요일(5일) 감찰의 결과를 말씀 주신다고 했고 지점장과 동석한 회장이라는 인물의 정체도 밝혀달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하나은행은 해당 지점장을 지난 2일자로 대기발령 조치한 상태입니다. 

은행 측은 "내부 조사 중"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지점장에 대해 "이번 일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되면 징계조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번 하나은행 지점장 사건과 관련해서도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돈 세는 남자의 기업분석 '카운트머니' [네이버TV]

경제를 실험한다~ '머니랩' [네이버TV]

저작권자 SBS미디어넷 & SBS I&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