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햇살론 카드, 저신용자에겐 '햇살'·카드업계엔 '비구름'

서상혁 2021. 4. 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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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로 내년 하반기부터 저신용자도 신용카드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날 자료를 통해 "햇살론 카드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통해 공급되는 신규 상품으로 이용자가 연체 시 카드사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으며, 최저신용자 대상 상품인 만큼 보증비율 100%로 운영될 예정이라 연체 시 업계의 부담은 매우 낮을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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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하반기부터 저신용자도 월 200만원 한도로 신용카드 사용 가능
[그래픽=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당국의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로 내년 하반기부터 저신용자도 신용카드를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득보단 실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회원수가 늘어나긴 하지만, 연체율과 가맹점 수수료율 등을 고려하면 적자라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햇살론 카드'라는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신규 정책금융상품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저신용자도 카드 발급 가능…월 200만원 제한

그간 저신용·저소득 서민취약계층 등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할부나 포인트 등 신용카드 이용 혜택에서 배제돼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신용평점이 680점(과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이들은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했다.

'햇살론 카드'는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상품 선택권을 확대해, 건전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앞으로 서민금융진흥원 등 신용관리 교육기관에서 최소 3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했으며,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자 중 소득증빙이 가능한자는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한도는 200만원이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카드론과 7대 업종(일반유흥주점, 무도유흥주점, 기타주점, 위생업종, 레저업종, 사행업종, 기타업종)에선 이용이 제한된다.

햇살론 카드 이용자들에겐 사용금액별 청구 할인,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30만원 사용 시 최대 1만원이 청구할인 되는 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카드업계와 이에 대해 협의 중에 있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서민금융법 개정에 따라 신규 출연제도가 시행될 때인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서민금융법 개정안은 지난 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 고객은 늘겠지만…업계 "수익 날지 의문"

재원은 업계 출연금과 정부 재정으로 마련된다. 서민금융법 개정안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으로 한정된 출연 주체를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까지 포괄해 가계 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금융업권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계대출 잔액에 출연요율 0.03%를 곱하는 식으로 부과된다.

업계는 저신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그만큼 연체율이 올라가, 카드사에겐 잠재적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날 자료를 통해 "햇살론 카드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통해 공급되는 신규 상품으로 이용자가 연체 시 카드사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으며, 최저신용자 대상 상품인 만큼 보증비율 100%로 운영될 예정이라 연체 시 업계의 부담은 매우 낮을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손실을 처리해주는 것이지, 매달 갚아주는 게 아닌 만큼 연체율은 올라갈 수 있다"라며 "업계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햇살론 카드를 통해 약 2만여명의 고객이 추가로 유입될 전망이다. 그렇다 해도 현재 가맹점 수수료 체계상 득보단 실이 많다는 주장이다.

2018년 가맹점 수수료 개편으로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가맹점엔 원가 미만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됐는데, 금융위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영세·중소신용카드가맹점 선정결과'에 따르면 연매출액 30억 이하 신용카드 가맹점은 전체의 96.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저신용자 특성상 백화점보다는 영세가맹점에서 사용할 확률이 높다"라며 "신용판매로는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인데다 또다른 수익 창구인 카드론까지 막혀, 수익성 측면에서 카드사가 기대할 부분은 많지 않다"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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