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재해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어..효율적인 대응책 마련할 때"
●137억과 1.5억…재난재해 성금, 국민 관심도에 따라 극과 극
태풍은 상륙전부터 이동 경로나 예상 피해에 국민 관심이 집중된다. 반면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호우에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국가가 재난재해 복구는 물론이고 피해 보상까지 해야 한다’라는 인식도 재난재해 모금을 어렵게 한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를 비롯해 걸프 연안을 강타했을 때 피해 주민들을 방치하다시피 한 미국 정부의 대처는 한국에서라면 상상하기 힘들다. 북미나 유럽은 국가가 복구와 보상에 관여하되 상대적으로 재난재해를 ‘개인의 불행’으로 치부하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수해나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정부·지자체가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은 한정된 재원 탓에 늘 충분하지 못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의연금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국민이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조한다.
●“국민 성금 배분 체계 효율화 도모해야 할 때”
다른 나라에도 의연금 제도가 존재하지만, 한국은 차별화된 제도를 갖춰 ‘도움이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태풍, 호우, 지진, 대설과 같은 자연재난이 발생하면 언론과 모금·구호단체들이 모집한 의연금은 재해구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배분위원회로 한데 모인 뒤 정부의 관리·감독 아래 피해 이웃에게 신속하게 전달된다. 누구나 의연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한 외국의 재난 전문가들은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지원에 중복, 편중, 누락이 생기지 않는 제도”라면서 재해구호법의 존재를 부러워한다. 200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프랑스의 의연금 담당자는 충북대 이재은 교수에게 “당신은 대단히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다”고도 했다. 선진국 프랑스에서도 한때 의연금 모집기관이 2000여 개에 이르러 의연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 특유의 제도는 이미 60년 전에 구상됐다. 여러 단체가 의연금을 각자 집행하다 보니 특정 지역에 지원이 집중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가짜 모금을 진행하거나 횡령하는 단체도 생겨났다. 이에 1961년 언론사와 사회단체를 주축으로 출범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전신 전국수해대책위원회가 의연금을 분배했다. 이듬해 재해구호법 등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자연재난만큼은 배분 창구가 일원화됐다.
김 사무총장은 2017년 포항 지진, 2018년 폭염, 2018년과 2019년의 산불, 지난해 코로나19와 집중호우를 언급하면서 “대규모 재난이 일상처럼 찾아올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큰 재난은 아무리 잘 대비하더라도 피해가 날 수 있어 일반 시민들도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전 국민이 재난재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희망브리지가 지난 60년 동안 재난재해 피해 이웃들을 돕는 데에 전력을 다해왔다. 앞으로는 이에 더불어 재난재해 대처법 홍보, 심리지원, 빈틈없는 구호 등 더욱 촘촘한 대응 체계를 마련함과 동시에 국민 성금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른 모금·구호 단체들과 함께 강구하겠다”고 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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