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그때 그 경기] '역대급 업셋' 루키-더샤이의 IG를 잡은 임팩트-코어장전

김종민 기자 2021. 4. 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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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김종민 기자] 'MSI 선발전'이라고 불리는 2021 LCK 스프링 결승전 대진이 담원 기아와 젠지e스포츠로 확정됐다.

지난 2015년 출범한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과 함께 LoL 국제 대회의 쌍두마차다. MSI 성적을 근거로 롤드컵 1번 시드 위치, 추가 시드권 등이 결정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MSI에 국내에서는 단 두 팀만이 참가해왔다. 2015-17년과 2019년의 SKT T1, 2018년의 킹존 드래곤X다. 이번에 LCK 스프링 우승자가 누구든, MSI에 첫 발을 디딜 세 번째 팀이 탄생하게 된다.

MSI는 '스프링 시즌 롤드컵'이라는 명성에 맞게 각 지역의 강자들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였고, 여기에는 한국인 선수가 빠지지 않았다. 2018년, 2019년처럼 LCK가 '1부리그'가 아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다른 리그의 팀에서도 한국인 선수들이 활약했다.

그 MSI에서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은 명경기가 있다면? 단연 '업셋'을 꼽을 수 있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철저한 전략 준비와 팀워크로 강팀을 잡아내는 사건이다.

2019년 MSI로 돌아가 '임팩트(Impact)' 정언영, '코어장전(CoreJJ)' 조용인의 팀 리퀴드가 '더샤이(TheShy)' 강승록, '루키(Rookie)' 송의진의 IG를 잡아냈던 업셋을 만나보자.

2019년 팀 리퀴드, 사진=LCS 홈페이지 캡처

■ '황부리그' LPL의 '1황' IG, 유럽 드림팀 G2와 왕조 재건의 꿈을 꿨던 SKT T1

2019 MSI에는 이름만 들어도 바로 수긍하는 강팀 IG(인빅터스 게이밍), G2 e스포츠, SKT T1이 참가했다. 그룹 스테이지에는 총 6팀이 참가해 각기 다른 팀과 2번씩, 총 10번의 경기를 펼치는 시스템이었다. 

남은 세 팀 중에는 대만의 명가 플래시 울브즈(FW)가 그룹 스테이지 직행, 그리고 북미의 팀 리퀴드와 베트남의 퐁부 버팔로가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거쳐 그룹 스테이지로 올라섰다.

여섯 팀 중에서 단연 최강으로 꼽힌 것은 IG였다.

IG는 2018년 롤드컵을 우승했던 그 라인업을 유지하고, 폼이 최절정에 올라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까지 전승을 달린다.

2019년 MSI의 IG, 사진=라이엇게임즈

국제 대회 역대 최단 경기 기록을 세우며 SKT T1에 승리했던 것도 이 그룹 스테이지 전반부였다. 드레이븐-노틸러스로 인베이드 과정에서 킬을 얻은 IG는 SKT의 소나-타릭을 집요하게 괴롭히고 점멸이 없는 '페이커' 이상혁의 이렐리아를 '닝' 가오전닝의 카밀이 계속 저격하며 스노우볼을 크게 굴렸다.

IG는 4강 토너먼트 1위 진출이 확정되자 충격적인 픽을 선보이기도 했다. 닝은 정글로 아이번을 골라 바론을 스틸하고 더블킬을 기록하며 '메자이 25스택'으로 FW에 승리했다. 다만 SKT T1이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 IG를 상대로 크게 복수에 성공하며 유일한 그룹 스테이지 1패를 안겼다.

메자이 25스택의 아이번,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캡처

다음으로 주목 받았던 것은 G2였다. G2는 분명 강팀이었지만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다. 베트남의 '성난 물소' 퐁부 버팔로에게 난타전을 허용하고 대패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SKT T1에 밀려 3위로 그룹 스테이지를 마무리 했지만, SKT T1과 팀 리퀴드(TL)을 상대로는 승리를 거뒀다. 특히, SKT T1을 상대로는 탑 파이크라는 충격 픽으로 승리를 거뒀다.

팀 리퀴드는 '올해는 다르다' 북미의 주인공이긴 했지만, MSI 4강도 4승 6패의 턱걸이로 겨우 통과한 상황이었다. 스프링 시즌 코어장전의 영입으로 기존 선수들인 '더블리프트' 일리앙 피터 펭, 임팩트와 호흡을 맞춰 LCS 우승까지 했음에도 평가가 후하지 못했다. 주전 전원이 96년생 이상이며 선수 도합 40년의 경력의 상대적 고령이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4강 대진은 IG와 팀 리퀴드의 경기였다.

이미 그룹 스테이지에서 IG는 팀 리퀴드를 두 번 연달아 제압했다. 때문에 각종 승부 예측에서는 IG의 3대0 승리, 끽해야 한 세트 주는 3대1 승리를 예상했으며 3대2로 IG가 이길 경우 '역대급 북미 인정'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분위기였다.

이 팀이 IG를 이기는 것은 그만큼 '역배당'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 IG를 '손바닥'에 올려둔 팀 리퀴드의 설계, 2017 '세체폿' 코어장전의 플레이

예상과는 달리 1세트부터 팀 리퀴드는 코어장전과 임팩트, 한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IG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친다.

팀 리퀴드는 마치 IG의 성향을 알고 있다는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IG는 LPL 특유의 3대3, 4대4 빠른 합류 교전으로 이득을 보는 팀이었고, 특히 전령을 두고 소규모 교전에서 피지컬을 살린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런데 아예 팀 리퀴드는 바텀 듀오가 모두 올라와 5명이 합류해 IG를 머릿수로 압도했다.

루키 신드라의 2인 스턴,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캡처

물론 이후 루키의 신드라 슈퍼 플레이, 잘 큰 더샤이의 라이즈가 게임을 다시 IG 쪽으로 돌려놨지만, 이번에는 임팩트의 니코가 3인 속박에 이은 이니시를 열어 한타를 승리하고, 다음에는 라이즈를 자르며 게임은 팀 리퀴드 쪽으로 다시 기운다. 팀 리퀴드는 장로 버프와 함께 벼락같은 이니시로 루키의 신드라를 끊으며 그대로 게임을 가져온다.

임팩트 니코의 3인 속박에 이은 CC기 연계,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2세트에는 더블리프트가 자신의 시그니처 픽인 '베인'을 골랐다. IG가 더샤이의 AD 니코를 활용해 초반에 유리하게 시작했고, 한타에서 팀 리퀴드에 패하기도 했으나 바론 사냥에 성공해 다시 주도권을 잡는다. 

그러나 게임은 코어장전의 알리스타 슈퍼 플레이로 인해 IG 쪽으로 크게 굴러가지 않았고, IG는 바론 먹은 팀 리퀴드를 추격하다가 오리아나의 공 쪽으로 라이즈의 궁극기를 타 '충격파'에 휩쓸려 게임을 내주게 된다.

라이즈 궁극기 타고 갔다가 충격파에 전멸당한 IG,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캡처

2세트 모두 치열했기도 했고, 팀 리퀴드 관점에서는 역전승으로 볼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러나 IG에는 루키가 있었다. 3세트는 말 그대로 '루키 쇼'였다. 루키의 르블랑이 9/1/9로 '하드 캐리'했다. 닝은 공격적인 픽보다는 세주아니로 안정감을 담당했다.

이미 팀 리퀴드가 앞서고 IG가 따라가는 이변인 상황. 4세트는 더샤이가 탑 빅토르를, 루키가 조이를 선택했으나, 팀 리퀴드는 대놓고 조이를 노릴 수 있으며 상대 렉사이를 카운터치는 정글 스카너와 미드에서 깜짝 럭스 픽을 꺼낸다.

시작부터 바텀에서 코어장전의 갈리오가 소환사 주문 이득을 본다. 결국 이 틈을 파고들어 바텀에서 계속 이득을 본 팀 리퀴드. 팀 리퀴드 바텀의 발이 풀려 루키의 조이를 압박하고 소규모 교전에서도 승리한다. 2대6으로 앞서게 된 팀 리퀴드. 코어장전의 '도발'에 한타까지 승리하며 3대9, '데마시아'를 외치며 킬 스코어에서 13킬 이상 앞서게 된다.

스카너-럭스 연계로 IG를 한타에서 이기는 팀 리퀴드,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캡처

마지막 세트에 시종일관 팀 리퀴드는 IG를 압도했다. '옌슨' 니콜라이 옌슨의 럭스는 루키의 조이에 비해 2코어 이상 아이템이 앞섰으며, '엑스미시' 제이크 푸체로의 스카너와 더블리프트의 카이사는 노데스였다. 게임이 끝나자 최종 스코어는 6대 24. 해설진은 "감히 말씀드리자면, 이 경기는 LoL 최대의 업셋"이라고 환호하며, "역대 이런 시리즈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플레이어 오브 더 시리즈(PoS)는 코어장전에게 돌아갔으며, 더블리프트는 코어장전을 언급해 "정말 존경하는 선수"라고 불렀다.

팀 리퀴드의 세레모니, 사진=리그오브레전드 네이버스포츠 캡처

그러나 위의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IG와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팀 리퀴드는 이어지는 결승전에선 거짓말처럼 3대0으로 참패를 당했다. G2의 '캡스' 라스무스 뷘터가 훨훨 날았다.

2019 MSI 우승은 G2 e스포츠의 손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팀 리퀴드가 IG를 잡아낸 이 경기는 역대 LoL e스포츠 경기 최대의 업셋 중 하나로 꼽힌다. IG는 준결승을 앞두고 선수 개개인의 사정도 있었다고 전했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단연 '원 탑'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강팀이었다. 오죽하면 아이번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이 있었을까.

그러나 팀 리퀴드의 호흡과 분석은 IG의 강함을 상회했고, 2013년의 슈퍼스타 임팩트, 2017년의 슈퍼스타 코어장전이 2018년의 최강 한국인 듀오 더샤이-루키를 묶었다.

그래서 올해 MSI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가 된다. LCK에서 젠지와 담원 중 누가 진출하더라도 멋진 플레이로 명경기를 만들어 낼 것이다. LCK 팀을 비롯해 한국인 선수들이 팬들에게 앞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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