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빚투' 신용융자 상승폭, 미국의 3배·일본의 5배

박현 2021. 4. 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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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융자의 상승폭이 미국의 3배, 일본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5일 분석됐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고 기존 박스권을 탈피했다"면서도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같은 위험 요인이 부각되는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특히 신용융자 잔고는 미국·일본 등 주변국보다도 상승폭이 커 신용거래 관련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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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 매수한 금액
지난해 말 19조2천억원, 지난해 3월 대비 156%↑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현관 모습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신용융자의 상승폭이 미국의 3배, 일본의 5배에 이르는 것으로 5일 분석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내놓은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고는 19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3월(7조5천억원)보다 무려 155.6%나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변동하는 시기에 대거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런 증가율은 미국과 일본보다 각각 3배, 5.2배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3월 470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7200억달러로 51%, 일본은 같은 기간 1조8400억엔에서 2조4천억엔으로 30% 증가했다.

지난해 신용융자는 전 연령층에서 확대됐으며, 특히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만 30살 미만 청년층의 신용융자액은 지난해 말 4800억원으로 전년 말(1600억원)보다 32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 규모 자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으나 증가율은 200%나 된다.

신용융자는 증권사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의 전형이다. 대개 몇일, 몇주의 단기투자에 활용된다. 이런 투자방식은 투자 종목의 주가가 오를 때는 ‘레버리지’(차입투자)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주가가 급락하게 되면 적절한 시점에 손절매할 겨를도 없이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정해진 날까지 결제대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대매매 가능성이 높은 계좌의 비율은 26.9%로 전체 신용계좌 4개 중 1개꼴이다. 증권사의 반대매매는 대개 보유 주식의 평가금액이 신용공여 잔고의 140% 이하로 떨어지면 담보부족분 만큼의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고 기존 박스권을 탈피했다”면서도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같은 위험 요인이 부각되는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특히 신용융자 잔고는 미국·일본 등 주변국보다도 상승폭이 커 신용거래 관련 리스크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또한 개인의 주식 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주식 리딩방’, 증권사의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영업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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