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크리닝] K-느와르의 걸작 '낙원의 밤' ★★★☆

김경희 2021. 4. 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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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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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조직의 에이스이지만 한순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낙원의 섬 제주로 향하는 태구(엄태구 분). 제주에서 만난 재연(전여빈 분)은 무기상인 삼촌과 함께 지내며 어쩐지 태구에게 처음부터 불만이 가득하다. 일주일만 있다가 떠나려 했던 제주인데 두 사람은 삶의 끝으로 내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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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신세계'로 한국형 갱스터 무비의 르네상스를 일으켰던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낙원의 밤'은 제77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 유일하게 초청된 한국 영화로 유수의 해외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낙원'에 빗대어 표현한 이번 영화인 만큼 제주도의 어떤 모습이 보여질지, 박훈정 표 느와르와 어떻게 어루러질 지 기대가 된다. 또한 '밀정', '택시운전사', '안시성', 드라마 '구해줘2' 등에서 독보적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엄태구가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느와르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다. 낯선 조합인 엄태구x전여빈의 케미는 어떠할지도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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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박훈정 감독의 느와르가 스크린이 아닌 넷플릭스를 택했다.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짙은 남성의 분위기와 핏빛 향연을 즐겼던 관객들은 이제 그 즐거움을 각자의 pc나 모바일, TV로 즐겨야 할 것이다. 제주의 짙고 푸른 밤 풍경, 노르웨이 같은 우거진 숲,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꽃. 엄태구와 전여빈의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큰 스크린으로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엄청 크지만 여러번 돌려보고, 다시볼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또한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자랑할수도 있고, K-느와르도 자랑할수 있게 되지 않았나.

이번 영화 '낙원의 밤'은 '브이아이피'나 '마녀'로 달래지 못했던 '신세계'의 헛헛함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좋았다. 엄태구의 거친 목소리와 잔인하고 냉혹한 액션씬도, 전여빈의 내일이 없을 것 같은 맹목적인 총격씬도 좋았고 '신세계' 남자들의 끈끈한 무엇만큼이나 둘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멜로' 이상의 느낌도 너무나 좋았다. 단순히 '느와르에 멜로가 조금 섞였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둘 사이에는 죽음을 앞에 둔 사람만이 교감할 수 있는 삶의 마지막 미련과 의지가 보여진다.

그 간의 이미지와 상반된 연기를 선보인 박호산과 뻔한 범죄조직 우두머리가 아닌 색다른 모습으로 캐릭터를 완성시킨 차승원도 '낙원의 밤'을 아름답게 이끄는데 한 몫을 했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면 '삶의 벼랑 끝'이라는 말의 의미가 단순한 말 이상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끝'에 놓여 있기에 그들이 있는 곳이 어디건 '낙원'이 될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광과 고급스러운 음악, 그에 걸맞는 최고의 배우들이 액션-스토리-감성의 세 박자를 조화롭게 끌어 올렸다.

박훈정 감독이 '신세계' 이후 9년만에 내 놓은 '느와르의 걸작'이라 할 수있겠다. '낙원의 밤'은 넷플릭스에서 4월 9일 공개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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