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가치주, 재시동 성장주..증시 지각변동 조짐[株포트라이트]

2021. 4. 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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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원자재 가격 상승에 희비교차했던 가치주와 성장주
미국 나스닥에서부터 시작된 성장주 부활 조짐
기관과 외국인들도 다시 반도체, 2차전지 등 성장주에 베팅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시장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한동안 우리 증시를 이끌던 금융과 정유, 화학 등 가치주가 주춤하자 2차전지와 전기차 등 성장주가 재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의 새 역사를 써내려갔던 성장주가 재차 주도주 자리를 꿰찰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2차전지, 전기차 관련 종목들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비메모리반도체 등 기대감을 반영되며 성장주 섹터의 성격을 지닌 반도체 업종 또한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3400 선까지 후퇴했다가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2일 3900을 넘어섰다. 개별 종목들의 상승세도 뚜렷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두달 이상 8만원 초반에서 횡보하던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반등하며 8만5000원을 위협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재차 14만원을 회복했다.

2차전지 관련주는 더욱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다. 2차전지는 폭스바겐 등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겠다고 나서면서 가파른 조정을 보여 왔다. 주요 2차전지 기업들로 이뤄진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2월초 6500포인트를 넘겼지만 지난달 23일 5021.55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2일 5599.44를 나타내며 2주 사이 12% 올랐다. 배터리 3형제 주가도 일제히 기지개를 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모두 4월 들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기차 테마를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의 종목들도 최근 3월 판매량 호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일엔 현대차그룹 주요 기업들이 6% 이상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에 반해 은행, 정유, 철강 등 전통적인 가치주들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시장금리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2월 이후 증시를 주도했지만 최근 상승세가 꺾였다. KRK 은행 지수는 지난달 말 725.34를 기록한 후 최근 703.36까지 하락했고, KRX 철강 지수도 1742.53을 정점으로 찍고 최근 1705.70으로 기세가 꺾였다.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지각변동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되는 분위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지난 2월 16일 14175.12으로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거듭하다가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과 2일은 연속해서 200포인트 넘게 올랐다. 나스닥이 쉬는 사이 가파르게 오르던 다우산업지수는 숨 고르는 모양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인프라 부양책 계획에 전통 인프라 구축 외에도 기술 산업 육성책이 포함된 데다, 미국의 시장 금리가 1.67%까지 하락하자 대형 기술주 강세장이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수급 주체의 변화도 감지된다. 그동안 금융, 철강 등 가치주를 매집하던 기관과 외인들이 최근 성장주에 대거 베팅하고 나섰다. 지난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주를 대거 사들였다. 삼성전자(8779억원)와 SK하이닉스(3768억원)를 1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기아차(771억원), 현대차(645억원) 등 전기차 종목도 담았다. 기관도 전기차와 2차전지 종목들을 가득 담았다. 기관은 현대차(1253억원), 기아차(1030억원), 현대모비스(511억원), LG화학(640억원), 삼성SDI(416억원) 순으로 순매수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성장주들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1년간 많이 올랐던 종목들이 2, 3월에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면서 "금리 변동성이 잦아들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대형주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투자확대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매수에 적합한 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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