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영스타 이케에, 백혈병 이기고 올림픽 출전권

김소연 2021. 4. 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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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에 리카코(20) 선수는 물속에서 기록과 우승을 확인하고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꼈다.

일본 여자 수영의 '간판' 이케에는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m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가장 빛낼 여자 수영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케에는 18살이던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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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확인하고 흐느끼며 물속에서 잠시 나오지 못해
도쿄올림픽 앞두고 18살이던 2019년 백혈병 진단
일본의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가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m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한 뒤 인터뷰를 하며 울고 있다. NHK 갈무리

이케에 리카코(20) 선수는 물속에서 기록과 우승을 확인하고 어깨까지 들썩이며 흐느꼈다.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북받쳐 잠시 수영장에서 나오지도 못했다. 관중들이 있는 힘껏 박수를 치자, 이케에는 또 울었다.

일본 여자 수영의 ‘간판’ 이케에는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m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했다. 이 종목의 올림픽 출전 표준 기록(57초10)에 못 미쳐 100m 접영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대신 400m 혼계영 선발 기준(57초92)을 충족해, 혼계영 릴레이 접영 선수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이케에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괴롭고 힘들어도 노력은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고 느꼈다”며 “우승은 나중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케에 선수의 우승과 눈물은 일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가장 빛낼 여자 수영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케에는 18살이던 2019년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병에 걸리기 전까지 일본에선 그녀의 적수가 없었다. 2018년 자유형, 접영 등 5개 종목에서 일본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2위와의 격차가 커서 “이기고 싶지 않아도 이겨 버렸다”는 말이 나왔다. 이케에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6관왕을 차지해 여성으로는 아시안게임 최초로 엠브이피(MVP)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여자 수영 스타 이케에가 지난 4일 도쿄올림픽 수영 경기장인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올림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일본수영선수권 여자 100m 접영 결승에서 57초77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NHK 갈무리

하지만 꿈에 그리던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10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항암제로 머리카락은 빠지고 먹을 때마다 토해 체중이 15kg나 줄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영을 할 수 없었던 것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포기하지 않고 치료를 받은 이케에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영 연습을 시작했고 8월부터 경기에 참여했다. 아프기 전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내 안에서는 지금이 베스트”를 되뇌이며 과거 화려했던 자신을 털어냈다. 이케에는 혼신의 노력 끝에 6번째로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머줬다. 그는 애초 도쿄올림픽을 건너뛰고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삼았지만 조기 재활에 성공해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케에를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지도한 시미즈 게이는 경기 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옛날 (이케에) 리카코의 수영을 보는 것 같았다”며 “평소에 약한 소리를 하지 않는 강한 리카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담긴 눈물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미즈는 “리카코의 수영과 활약이 아픈 사람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케에는 오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일본 수영선수권에서 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린 100m 자유형과 50m 자유형, 올림픽 종목이 아닌 50m 접영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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