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식리딩방' 기승에 소비자경보 발령
"손실보전, 수익보장 약정은 보호 안돼"
금융감독원은 5일 사회관계망(SNS) 등에서 회원을 모집한 뒤 특정 종목의 매매를 부추기는 대부분의 ‘주식 리딩방’이 투자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최근 주식투자 열풍으로 카카오톡·텔레그램 등 오픈채팅방을 통해 특정 종목의 매매를 부추기는 ‘주식 리딩방’이 성행하고 있으나 투자자문업자가 아닌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불법이며, 피해 발생 시 구제를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투자 제안을 받은 경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비스 이용 전에 3가지 체크포인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안내했다. 첫째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업자, 일반법인, 개인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미등록 투자자문에 해당되는 자본시장법상 불법 행위”라며 “잘못된 투자자문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칠 수 있으며 최근 리딩방 관련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18년 905건에서 2019년 1138건, 2020년 1744건으로 늘었으며, 올해도 3월22일 현재 573건에 이른다.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여부는 금감원 파인(fine.fss.or.kr) 홈페이지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닌 관계로 조회가 안된다.
둘째는 손실보전, 수익보장 약정은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대부분의 주식 리딩방은 불법 영업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등 투자자 보호의무가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불 거부 등 투자자 분쟁 시에도 금감원 분쟁조정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유사투자자문업자와 계약해지 및 환불 거부·지연 등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 셋째는 거래내역을 수시 확인해 임의매매 등 피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주요 투자자 피해 유형으로 허위·과장광고, 업체로부터 피소, 가상화폐 리딩으로 유인, 증권사 제휴 광고, 끼워팔기, 선행매매 등을 꼽았다. 허위·과장광고는 ‘최소 ○○○% 수익률 보장’, ‘손실 발생 시 무조건 보전’ 등의 광고로 투자자를 현혹한 뒤 VIP 회원방으로 초대해 고액의 유료계약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다. 업체로부터 피소 유형은 ‘환불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광고했으나, 투자자가 환불을 위해 카드결제를 취소하면 업체가 서비스 이용료 미납을 이유로 소송(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다.
가상화폐 유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관련 정보로 유료회원 계약 체결을 유도한 뒤, 투자자가 계약해지를 요청하면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유형이다. 실제로, 한 업체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분석과 종목추천을 해주겠다며 투자자를 유인해 1년치 회비 250만원을 받은 뒤, 가입자가 해지를 요청하면 해지 위약금 55만원, 정보 이용료 80만원 등 과다한 금액을 공제하면 환불을 거부하거나 지연했다.
증권사 제휴 광고 유형은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제휴해 안전하게 재산을 관리해주겠다고 광고해 리딩방 가입을 유도한 뒤, 투자일임 및 주식매매 프로그램 설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다. 금감원은 “대부분의 증권사는 리딩방 업자들과 제휴관계를 맺지 않는다”며 거짓·과장 광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끼워팔기는 투자자문 및 주식매매 프로그램 설치 계약을 체결한 뒤 투자자가 환불을 요구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청약 철회일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하는 경우다. 선행매매는 리딩방 운영자가 악의적으로 시세조종·주가조작을 하기 위해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를 해 투자자가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는 경우다.
금감원은 “주식리딩방 업체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니어서 위법행위의 신속한 적발·조치와 피해자 구제가 쉽지 않아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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