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소수민족 청년들 반군에 속속 입대.."평화 위해 싸운다"

김범수 2021. 4. 5. 1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친 독립군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젊은이들 몰려
"가만히 있으면 수천명 더 살해" 무장봉기론 확산에 "시민들만 고통" 반대론도
소수민족 무장단체들 전면전 통해 자주권 쟁취 노려
카친독립군(KIA)이 훈련하는 모습 [EPA=연하뉴스 자료사진]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더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후의 싸움이라고 생각해 자원해 입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23살된 청년 조 뚜는 카친족 반군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달 13일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겠다고 부모에게 말하고 집을 나온 뒤 다음날 새벽 카친주의 주도 미치나에서 차를 타고 카친 독립기구(KIO) 본부로 항했다.

이로부터 4시간 뒤 그는 무장단체인 카친 독립군(KIA)에 정식으로 입대해 미얀마 정부군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게 됐다.

최근에 새로 입대한 청년들의 숫자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입대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5일 현지매체인 프론티어 미얀마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수십년 간 자치권 확보 투쟁을 벌여온 여러 소수민족들은 그들을 탄압해온 다수족인 버마족과 함께 군사정부 타도에 나서고 있다.

이전까지 주류인 버마족 출신 정치인들은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국가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간주했으나 군부 쿠데타 이후로 상황은 바뀌었다.

미얀마 군경이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에 연일 무차별 총격을 가해 유혈 참사가 끊이지 않자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에 군부에 맞설 '연방군'에 참여해 시민들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연방군 창설은 현재로서는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경 지대에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을 아우르는 동시에 버마족 청년들과 군부의 탄압을 피해 피신한 이들까지 규합할 경우 미얀마군에 제대로 맞설 수 있는 무장세력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소수민족들 입장에서는 군부에 맞설 전국 단위의 무장 저항조직에 참여함으로써 진정한 연방제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카친 독립군은 지난달 12일 이후 거의 매일 카친주 곳곳에서 미얀마군과 교전을 벌이면서 다수의 청년들을 자원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 지난달 군부가 발표한 한달간의 일방적인 휴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실제로 미얀마군은 휴전 선언 하루만에 카친주 모가웅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

물론 미얀마군과 반군부 세력 간 전면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카친 독립군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24살의 여성 꼬 링은 "무장혁명을 일으키기 좋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무고한 시민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수십년간 싸워왔지만 이기지 못했고 해결책도 찾지 못했다면서 "청년들이 평화적으로 군부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내는게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군부에 맞설 무장 저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카친족 활동가인 셍 누 빤은 이제는 다른 선택지가 없으며 무장봉기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군부의 학살 및 고문과 체포로 인해 무장 저항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수천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추가로 살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친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군부에 힘으로 맞서는 것이 연방 차원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새로운 헌법을 쟁취하기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은 1947년 소수민족들과 '팡롱 협약'(Panglong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이들이 독립국가 건설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자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들어선 정부들은 계속해서 자치권을 부여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소수민족들은 정부와 곳곳에서 무력 충돌을 빚어왔다.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도 팡롱협약 이행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2019년 서부 라카인주에서 활동중인 아라칸군(AA) 진압을 군부에 요구했었다.

아울러 군부가 2008년에 주도해 만든 현행 헌법도 주요 부처들과 의회의 4분의1을 군부가 차지하도록 보장하는 내용이어서 연방 민주주의와 평화 지속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bumsoo@yna.co.kr

☞ 윤여정,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오스카 넘본다
☞ 인천 아파트서 구청 공무원 숨진채 발견…모친이 신고
☞ 아디다스 전 소유주 집에 강도…간신히 탈출한 아내는
☞ 류필립-미나 부부 층간소음 공개사과…집에서 뭐했길래
☞ 롯데 도발하고 경기관람한 정용진, 스타벅스 커피 마시며…
☞ "수에즈운하 사고가 내탓?" 이집트 첫 여성선장의 고충
☞ 지하철 임산부석 옆 연분홍색 좌석의 정체는?
☞ "증권사 직원 믿고 5억 투자"…'60대 주린이' 잔고 보니
☞ 부활절 바다 위 구명선서 태어난 아기…이름은 '보세'
☞ "직원이 병에 소변 본다고?" 항변한 아마존 '머쓱'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