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지역주택조합' 사기.."제재 수단이 없다"

정한결 기자 2021. 4. 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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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택조합(지주택)을 둘러싼 비리와 사기로 피해자가 속출하지만 정작 이를 사전에 막을 수단이 없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지주택을 조심하라"는 현수막만 붙이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지주택 건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업무대행사에 대한 사전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주택은 어떻게 결성되는가
현재 지주택을 시작하려면 20명 이상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필요하다. 인원이 확보되면 목표 토지 50% 이상의 사용동의서를 확보한 이들에 한해 구청에서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조합원 모집 및 사업부지 매매계약에 착수할 수 있다.

목표 토지의 80% 이상의 토지사용동의서, 15% 이상의 토지를 보유시 지역주택조합 설립 인가가 난다. 같은 시 또는 군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의 1주택자만 조합원 자격이 주어진다.

조합 설립 뒤에는 대상 부지를 95% 이상 보유한 조합의 사업계획서 검토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 절차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대다수 지주택이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다. 전문성이 없는 업무대행사가 일을 미숙하게 추진하다가 지연되거나, '기획 사기'를 목표로 한 추진위와 대행사가 결착을 통해 수백억원의 자금이 사라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주택 관련 정책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7월부터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일부 문제 개선에 나섰지만 성공률 5%에 불과한 시장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 가이아의 김경옥 대표는 "대행사와 추진위의 결탁, 조합 모집 방식, 조합원들의 방치 등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끝까지 문제…"총체적 난국"
지주택 관련 제도는 그 시작인 추진위부터 문제의 소지가 크다. 조합을 꾸리고 향후 기로를 정하는 추진위는 발언권이 세기 마련인데 주로 친분이 있는 이들로 구성된다.

조합 전체보다는 추진위 내 특정 단체의 이권을 우선시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사업을 이끌어 갈 업무대행사 등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추진위와 대행사 간 유착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김 대표는 "20인이 추후 조합장과 업무대행사 및 임원을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에 의해 계약을 한 관계사의 자금횡령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신탁사를 통해 자금을 관리하지만 다중계약과 유령회사 등 편법이 판치면서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현행법에 따라 대행사 측은 분기별로 실적보고서를 조합원에 공개하도록 돼있지만 실제로 공개하는 곳은 많지 않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설령 문제가 있는 내용을 공개하더라도 조합원들 상당수가 지주택을 '분양'으로만 여겨 무심코 넘기는 경우도 많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정직하고 실력 있는 대행사를 선별하기도 어렵다. 등록자본금 요건(개인 10억원, 법인 5억원)만 갖추면 대행사를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기 전과범이 수천억원의 자금을 다루는 대행사를 차려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

실제로 서울 중랑구의 한 지주택에서 8년간 약 90억원을 빼돌린 업무대행사 대표 A씨는 관련 혐의로 지난해 징역 11년을 선고 받기 전 이미 사기 전과자였다. 그는 2014년 사기죄로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2019년까지 활동을 이어나갔으며, 2016년에는 서울의 또다른 지주택에서도 대행사를 차려 조합자금 250억원 가량을 갈취한 의혹을 받아 고소가 진행 중이다. A씨는 경기도 포천 일대에서도 대행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장·허위 광고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제재 수단이 없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조합원의 자격기준과 분담금, 토지확보 현황, 탈퇴와 환급 절차도 필수적으로 안내를 요구하고 특정 문구도 제한했다. 그러나 정작 공개한 정보가 신뢰할 만한 내용인지 관할 지자체에서는 검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지자체에서 조합원 모집 분담금 규모가 적정한지, 허위 숫자인지 판단만 해줘도 좋을텐데 관련 법이 없다"면서 "금융계에서는 매우 흔한 사업타당성 보고서조차 (지자체에)제출하지 않는데 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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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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