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삼성전자와 미국의 성적표를 살펴보자

노자운 기자 2021. 4.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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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3월29일~4월2일) 코스피지수는 3025.39(29일 최저치)~3121.58(2일 최고치)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는 악재와 호재가 혼재했다.

주 초반에는 미국 헤지펀드인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마진콜 사태로 미 증시가 하락하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도 함께 악화됐다. 그러나 미국이 2조2500억달러(2538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확정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코스피지수도 반등했다.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1조2128억원어치를 샀다. 외국인은 특히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많이 매수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이 각각 3735억원, 3624억원이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주식 보유를 줄였다. 기관은 76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중 연기금의 순매도액은 2960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4835억원을 순매도했다.

오는 7일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사진은 경기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이 전망한 이번 주(5~9일) 증시 흐름은 견조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020~3150포인트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망치는 3040~3140포인트, 하나금융투자의 전망치는 3020~3170포인트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을 경제 정상화로 인식하는 학습 효과가 생겨,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의 하락폭이 작아진 상태"라며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증시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몇 가지 이슈를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과 미국의 3월 물가 지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 내용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을 미리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①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

국내 상장사들의 본격적인 1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8조8000억원이다. 만약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온다면,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지수도 박스권 상단을 뚫고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철강·화학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며, 그 중에서도 특히 반도체는 미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② 美 인프라 투자 발표 여파 주목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로 어떤 종목들이 수혜를 볼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8년간 2조2500억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중 친환경 에너지 관련 투자금 비중이 50%에 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프라 정책의 영향으로 전기차 관련주들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도로 인프라 세부 계획안 중 약 20%인 1740억달러(약 196조원)가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예산으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2차전지 등 전기차 관련주들은 특히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하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진 상황이다.

③ 美 경기·물가 지표 발표

미국의 경기 및 물가 지표의 향방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2일(현지 시각)에는 미국의 3월 고용지표가 발표됐다.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1만6000개 증가했다. 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46만8000개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 실업률은 6.0%를 기록해, 2월 실업률인 6.2%보다 낮아졌다.

오는 9일(현지 시각)에는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중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2월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오르는데 그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및 물가의 상승 정도에 따라 미 국채금리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국채 금리 상승세에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미루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경기 지수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경기가 개선됐다는 신호로 인식돼 국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 연구원은 "생산자물가는 오르고 있으나 근원물가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며 "또 고용 회복세도 아직 현저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④ 美 FOMC 의사록 공개

3월 미 FOMC 의사록의 공개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준은 오는 7일(현지 시각) 지난달 FOMC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지만 곧 안정될 것이며, 양적완화의 축소는 아직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점도표(dot plot·연준 이사들과 연방은행 총재들이 기준금리의 인상 시기를 예상해 점으로 찍은 표)를 통한 조기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진 만큼, 의사록을 통해 당시 FOMC 위원들 사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FOMC 종료 후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FOMC 위원 18명 중 4명은 내년 중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 기준금리의 2022년 인상을 점친 위원은 1명에 불과했다.

김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었지만, 의사록에는 FOMC 위원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전부 기록돼 있다"며 "시중 금리에 대한 연준과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 간 괴리가 커진 상황에서, 당시 연준 위원들의 입장이 어땠는지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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