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끝난 한진칼 주가 어쩌나..산업銀 교환사채 '헷지'
지난해 한 때 주당 10만9500원까지 올랐던 한진칼 주가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3자 주주연합의 공식 해체와 단계적 지분 매각예고로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사실상 조원태 현 회장 측에 섰던 KDB산업은행은 주가하락에 대비해 발행해둔 교환사채(EB) 3000억원 규모의 물량으로 리스크 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일단 연합을 맺고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를 자처했던 반도건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도건설은 2019년부터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고, 현재 평가차익 가치가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사 회장이 이끄는 반도건설은 사실상 1인 지배체계를 이루고 있어 삼자연합 가운데서도 가장 민첩하게 주가하락에 대비해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3자연합 해체와 함께 대외적 소통창구를 맡아온 KCGI, 이른바 강성부 펀드는 단계적 매각을 예고했다. 이들이 가진 지분은 반도건설보다 다소 많은 17.54%다. 펀드의 유동성 공급자들인 LP(유한책임사원)들의 자금회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KCGI 자체적으로도 내홍이 있어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등 문제를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CGI는 3년 전부터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을 근거로 경영권 획득과 장기적 차익실현을 위해 구성된 프로젝트 펀드다. 그런데 계획의 전제가 되는 경영권 획득이 KDB산업은행의 주주참여로 무산됐기 때문에 구성동기는 상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부대표급들은 독립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3자연합 가운데서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전략적 투자자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금화 필요가 없이 느긋한 것도 아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미 3월 중 지분 가운데 5만5000주를 KCGI 팔아 33억원을 마련했다.
한진칼 주가 향방이 불투명한 가운데 8000억원을 투자해 한진칼 지분 10.66%를 취득한 산업은행은 미리 리스크 대비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투자 당시에 구조를 보통주 5000억원과 교환사채 3000억원으로 나눠서 한 것이 대비책이다.
당시 산업은행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한진칼 주가는 고평가됐고, 반면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 통합 시너지를 고려하면 상승 여지가 크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산은이 인수한 교환사채는 대한항공 주가가 50% 오르면 한진칼이 되살 수 있게 설계됐다. 한진칼 주가가 반토막나도 대한항공 주가가 50% 오르면 산업은행 손실이 4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줄어드는 구조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을 주당 7만800원(총 5000억원)에 샀기 때문에 현재 19% 가량 손해(약 950억원)를 보고 있다. 하지만 교환사채 3000억원 어치는 대한항공 주당 2만4317원에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현재 12% 가량 이익(약 360억원)을 얻고 있다. 차후 한진칼 주가가 내려가도 대한항공 주가가 아시아나항공 합병 구조조정 성공으로 상승하면 투자금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산업은행은 지난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을 3000억원 규모 영구채 투자로 지원했다. 이 영구채는 주식전환이 가능해 바꾸면 지분율이 8.85% 수준이다. 영구채와 유상증자 교환사채 3000억원을 더하면 대한항공 지분율이 24%가 넘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3자연합의 해체나 한진칼 주가하락,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 등에 대한 대비책을 단계적으로 마련해뒀다"며 "정책 목표는 단기투자 주주들의 이해나 국적항공사 국유화가 아니라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국내 항공업의 부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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