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숨 돌린 상장사.."업계에 퍼지는 실적 봄"

이지현 2021. 4. 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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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선방..순이익↑
1000원 팔아 손에 쥐는 돈 32원..6원↑
"올해 더 팔고 더 남긴다" 커지는 기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이 예상됐던 상장회사들이 선방한 성적표를 꺼내들었다. 매출은 감소했으나 이익은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을 ‘기회’로 삼은 기업들은 실적에 날개를 달았고 ‘위기’로 본 기업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직격탄을 피한 것이다.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손에 쥐는 돈은 2019년 26.4원에서 2020년 32.4원으로 6원 더 늘었다. 특히 ‘K-방역’ 붐을 탄 의료정밀과 언택트(비대면) 확대로 음식료품의 순이익이 100% 이상 늘었다. 상장사 전체 이익을 좌지우지하는 삼성전자(005930)부터도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올해는 예측 불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기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더 늘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매출 ‘뚝’ 이익↑…불황형 흑자 우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 2020사업연도 결산 실적’에 따르면 597개사(662개사 중 감사의견 비적정, 분할합병 등 65개사 제외)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액은 1961조763억원으로 전년보다 3.70% 감소했다. 75조4415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이익은 늘었다. 영업이익은 107조4072억원으로 무려 3조3323억원(3.20%)이나 늘었다. 순이익은 63조4533억원으로 18.15%(9조7494억원)나 급증했다.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이익이 늘어난 것은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증가해서다.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수혜를 입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시장 상황 악화를 우려해 비용 삭감, 구조조정 등 바짝 허리띠를 졸라맸다. 더 벌었다기보다 안 써서 혹은 못 써서 발생한 불황형 흑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11%에서 5.48%로 0.37%포인트, 매출액순이익률은 2.64%에서 3.24%로 0.60% 늘었다. 2019년에는 1000원 어치를 팔면 26.4원을 손에 쥐었으나 지난해에는 32.4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전년보다 6원 더 늘었다.

유가증권 상장회사 매출액의 12.0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제외 연결 매출액은 4.53% 감소했다. 반면 순이익은 15.89%로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에선 차이가 벌어졌다. 삼성전자를 뺄 경우 영업이익 감소폭은 6.41%나 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다른 상장사 영업이익보다 더 컸던 영향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19년 27조7685억원에서 지난해 35조9938억원으로 29.62% 증가했다.

코로나 백신 확산 글로벌 경기 기대감↑

이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상반기엔 지난해 기저효과로 좋겠지만, 하반기엔 어두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 백신 확대로 지난해 침체 일로를 걸었던 여행·호텔·관광 관련산업이 기대감에 꿈틀거리고 있는데다 정부의 주택보급 확대 정책으로 건설산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불안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상승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산업 확대로 완성차업체들과 국내 2차전지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부양책으로 체감 온기는 글로벌 전체로 확산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이같은 기대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50개 코스피 상장사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7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55.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분기(192개사)는 영업이익이 37조9475억원으로 이미 전년 동기보다 136.6%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상장사 영업이익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1분기 8조79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와 기업이익은 좋아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한국의 2021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의 경우 54%에 달한다”며 “글로벌 EPS 실적(25%)과 비교해도 높다. 이렇게 좋은 건 한국 기업이 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차(005380), LG화학(051910) 등 국내 주요기업이 글로벌 톱5에 오르는 등 여러 산업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쿠팡의 미국 상장 이후 국내 기업인 NAVER(035420)(네이버)와 카카오(035720)도 재평가받고 있다. 산업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초까지만 해도 지난해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올해 더 잘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지만, 이익전망치가 굉장히 빠르게 상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선 긍정적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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