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73세 亞여성 오스카상 후보라니..나는 생존자"

조현정 2021. 4. 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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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 시간)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사진 | NYT 캡처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뉴욕 타임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뉴욕 타임즈는 3일(현지시간) 윤여정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는데 윤여정 특유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은 "73세의 아시아 여성이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리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나리'는 내게 많은 선물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촬영하다 귀국해 오스카 후보 지명소식을 들은 그는 "처음에는 얼떨떨했는데 수상 여부를 점치는 보도가 늘면서 스트레스가 많다" 며 "나를 축구선수나 올림픽 선수 쯤 된다고 생각한다. '기생충'이 기대치를 높인 것 같다. 봉준호 감독에게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이야기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각본 상·음악상)에 지명됐다.

윤여정과 호흡을 맞춘 아빠 '제이콥' 역의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 올린 것에 대해 윤여정은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영화 '기생충'의 성공이 확실히 한국 배우들이 인정받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봉준호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각종 영화제, 비평가협회 등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행진을 부러워했다고 했다.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 워싱턴 DC, 보스 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온라인,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오클라호마,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뮤직시티, 노스캐롤라이나,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샌디에이고, 아이오와, 콜럼버스, 사우스이스턴, 밴쿠버, 디스커싱필름, 미국 흑인, 피닉스, 온라인 여성, 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디트로이트 비평가협회, 국제 온라인 시네마, 오스틴 영화비평가 협회 등 연기상 통산 33관왕을 차지했다.

윤여정은 "그냥 앉아서 줌을 통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미국에서는 시상식이 열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한다. 나는 레이스가 오직 말을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며 "팬데믹 때문에 오스카 '어워드 레이스'(awards race) 때 여기저기 안 다녀도 되고 앉아서 화상통화만 해도 된다며 봉 감독이 부러워한다"고 웃었다.

'미나리'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과는 부산영화제에서 절친한 친구인 이인아 프로듀서의 소개로 알게됐다고 인연을 전했다. 정 감독은 윤여정의 데뷔작인 '화녀'(1971년, 김기 영 감독)를 인상깊게 봤다고 말했고, 자신도 그런 정 감독을 더 알고 싶어졌다고 했다. "정 감독은 매우 조용한 사람이다. 그가 내 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좋아한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국제적 스타가 된 것이 "당황스럽다"며 지금의 자신을 만든 건 열등감이었다고 털어놨다.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지도 않았고, 영화를 공부하지도 않아서 열등감이 있었다. 그래서 대본을 받으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 자녀를 키우며 주부로 10여 년을 보낸 그는 "이혼하고 귀국했을 때 '저 배우는 이혼녀다. TV에 나오면 안 된다'고 방송국에 항의 전화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를 아주 좋아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다"며 자신은 생존자라면서 "(연기를) 그만둘까, 다시 미국으로 갈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살아 있고 마침내 연기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인터뷰로 만난 윤여정에 대해 “생각에 잠긴 표정에서 종종 상냥한 미소와 쾌활한 웃음이 터져 나왔고, 고요한 풍모엔 자연스러운 기품이 있었다”며 “자기 생각을 설득력 있게 말하면서도 단호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5일(현지시간) 열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 연기상 을 수상할 지 관심을 모은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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