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재일동포 사회의 환호와 낙담
아름다운 도전에 한인들 하나 돼
반면 민단 단장선거 막장 드라마
분란 극복 단합·화해 구심점 되길
재일 한국계 교토국제고의 봄의 고시엔(甲子園) 첫 출전과 선전이 한·일 양국에서 화제다.
반면 재일동포 사회의 어른들 사이에서는 젊은 사람 보기 부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민단 최고 영수인 중앙본부 단장 선거 개표가 후보 자격 논란 속에서 2차례나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6일 최고의결기관인 중앙대회가 열려 세 번째로 개표가 시도되지만 경쟁 후보 간 접점을 찾지 못해 물리적 충돌 사태마저 우려된다.
임기 3년의 중앙단장 선거에서는 여건이(72) 현 단장과 임태수(59) 부단장이 격돌했다. 민단은 원래 2월 26일 중앙대회에서 신임 단장 선거 개표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민단 중앙선관위가 임 부단장의 후보 자격을 거론하며 개표를 3월 12일로 전격 연기했다. 3월 12일 중앙대회에선 중앙선관위가 임 부단장의 후보 자격 취소를 보고하니, 중앙대회 임시의장단이 선관위 조치를 무효화하고 개표를 선언했다. 그러자 선관위가 다시 의장단 결정에 근거가 없다며 저항하며 투표함 열쇠를 내놓지 않아 개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 단장 측은 임 부단장이 선관위 조치에 따라 후보 자격을 잃었으니 개표할 수 없다는 주장이고, 임 부단장 측은 최고의결기관 결정대로 개표하자는 입장이다. 6일 중앙대회가 열려도 사태 해결보다는 오히려 ‘갈 때까지 가보자’며 감정이 격앙된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편으로 진행됐다. 총유권자(중앙위원·대의원·선거인) 1641명 중 81.9%인 1344명이 보낸 투표용지가 투표함에서 잠자고 있다. 양측 논리와 관계없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 한 표가 빛을 보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각지에서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사태로 일본 사회나 재일조선인총연합회도 추이와 결과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경쟁이 벌어진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실시돼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팀 출전이나 남북 공동입장·응원은 물론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자체가 모두 현재로선 불투명하지만 향후 민단의 행보는 초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번 민단 선거 결과와 차기 국내 선거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돌면서 정부에 대한 재일동포 사회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정부나 재외동포재단은 민단 내부 상황이라 개입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많은 민단 관계자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넘으면 조직이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민단은 재일동포 사회 단합과 화해의 구심점이 되어야지 분란의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재일동포 사회가 낙담하고 일본 사회가 조롱하는 대립을 중단하고 대승적 견지에서 순리대로 대립을 해소해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소동을 민단 재결집의 계기로 만드는 지혜가 발휘되기 바란다.
김청중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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