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강한 금천 19%, 야당 강세 강남 21%

안준용 기자 2021. 4. 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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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전투표율 누구한테 유리한가
여당 강세지역 금천·중랑·동대문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
전문가들 "선거 유불리 따지기 어려워"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장련성 기자

지난 2~3일 이틀간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區) 가운데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구의 투표율이 24.4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 평균(21.95%)보다 약 2.5%포인트 높았다. 이번 사전투표에선 서울시 25개 구 모두 투표율이 2018년 서울시장 선거 사전투표 때보다 높게 나왔다. 당시와 비교하면 사전투표율 상승 폭은 송파구(3.78%포인트)가 가장 컸고, 금천구(0.56%포인트)가 가장 작았다. 금천구(18.89%)를 비롯해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중랑(20.26%)·동대문구(20.46%) 등은 다른 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각 구별 사전투표율’에 따르면, 투표율 상위 3개 구는 종로·동작(23.62%)·송파구(23.37%)였다. 서대문·성북·양천·서초·마포구 등도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사전투표율은 2018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서초구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율(19.09%)이 25개 구 가운데 15위였지만, 이번엔 7위(22.56%)로 뛰어올랐다. 또 2018년 사전투표율 6위였던 송파구는 3위로, 2018년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강남구도 이번엔 강북구 등 4개 구보다 투표율이 높았다.

서울시장 선거 사전투표율과 여야 득표

강남 3구는 야권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이번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점을 감안해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2018년 선거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최종 득표율을 합한 수치가 박원순 민주당 후보 득표율보다 높게 나온 곳은 강남·서초·용산 등 3개 구였다. 송파구의 경우엔 박 후보가 앞섰지만, 김·안 후보 득표율을 합친 것과의 차이는 3%포인트 수준이었다. 당시 김·안 두 후보 득표율을 합치면 종로·영등포·강동·중구 등 4개 구에서는 박원순 후보에게 약 8~9%포인트 차로 뒤졌고, 나머지 17개 구에선 모두 10%포인트 넘는 차이가 났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사전투표율이 25개 구 중 넷째로 높았던 관악구는 이번 선거 사전투표에선 20위(21.1%)로 순위가 떨어졌다. 관악구는 2018년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득표율(58.02%)이 가장 높게 나타난 지역이다. 2018년 박원순 후보가 야권 후보 2명의 득표율 합보다 15%포인트 이상 앞섰던 관악·금천·광진·강북·강서·중랑구,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구로구 등 7곳이 이번 사전투표율 ‘하위 10개 구’에 이름을 올렸다.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비교적 낮게 나온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긍정적인 신호로, 정권을 향한 엄중한 민심이 투표 결과로 나타날 것”이란 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큰 차이는 없지만, 강서·강북·관악·구로·금천·동대문·중랑 등 전통적 민주당 초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사기를 잃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강북·중랑·금천구 등은 사전투표율이 2018년에도 최하위권이었지만, 실제 개표 결과 박원순 후보 득표율이 야권 후보(김문수+안철수) 득표율 합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순도’ 높은 곳들”이라고 했다.

자치구별 투표율만으로 여야간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 전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동시에 오른 데다, 자치구별 유권자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높은 구라도 유권자 수가 적은 경우, 투표율은 낮지만 유권자가 많은 다른 구보다 총 투표수가 적을 수 있다. 송파구(56만7754명)와 강서구(50만5314명) 유권자 수는 50만명이 넘지만, 종로구(13만2257명)와 중구(11만3861명)는 15만명이 채 안 된다. 종로구 등은 여야 지지율이 엇비슷한 ‘스윙보터’ 지역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선거 때마다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엔 총 842만5869명의 유권자 중 184만9324명이 참여했다. 투표자 수 기준으로는 송파구가 13만26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전투표자 수가 가장 적은 중구(2만4205명)의 약 5.5배에 달한다. 이어 강서(10만8368명)·노원(9만8037명)·관악(9만5118명)·강남(9만4203명)·은평(9만4106명) 순이었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종로구의 사전투표자 수는 3만2324명으로 뒤에서 둘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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