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눈물 보인 OK금융 최홍석 "동료들이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어요" [준PO]

의정부|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4. 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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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최홍석이 4일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준플레이오프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경기 중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코트 안에서의 분위기가 불만이었다. 그래서 4일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KB손해보험과의 준플레이오프 2세트에서 작전시간 갑자기 선수들에게 “케이타처럼 세리머니하면 10만원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돈으로 분위기를 올려야 할 만큼 올시즌 OK금융그룹에는 부침이 많았다. 1라운드는 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한창 순위싸움을 해야 할 2월 중순 학교폭력 폭로가 터지면서 주포 송명근과 심경섭이 팀을 떠났다. 선수들은 세트마다 기복이 심해 기량이 조금만 떨어진다 싶으면 세트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코트에 대한 간절함이 남아있던 선수도 있었다. 레프트 최홍석(33)이다.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입단해 10시즌을 뛴 최홍석은 이날 경기에서 ‘에이스’ 펠리페 알톤 반데로(22득점)를 도와 8득점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 자체도 OK금융그룹이 마음에서 놔버릴 수도 있는 경기였다. 대한항공과의 최종전에서 패한 OK금융그룹은 자력으로 봄 배구에 갈 수 있는 가망성이 사라졌고, 극적으로 우리카드가 최종전에서 5위 한국전력을 잡아주면서 봄 배구에 5시즌 만에 합류했다.

단판승부에서 KB손해보험을 이긴 그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있었다. 경기 후 만난 그의 얼굴에는 겸연쩍은 미소가 가득했다. 최홍석은 “동료들이 ‘아직은 울 때가 아냐, 아직은 울 때가 아냐’라고 말려서 눈물이 들어갔다. 나중에 꼭 챔피언이 돼 같이 울자고 말했다”고 말했다.

최홍석은 입단 후 2011-2012시즌에서 우리카드 소속으로 신인선수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의 대기록을 세웠고 꾸준히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하지만 어깨와 발목 등 부상이 자주 왔고 센터로도 포지션이 변경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해 결국 한국전력, OK금융그룹으로 연이어 트레이드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번 KB손해보험과의 일전은 그가 커리어 처음으로 치르는 포스트시즌 경기이기도 했다.

석진욱 감독은 “최홍석이 절실하지 않았나. 올시즌 후배들에게도 밀리고 경기도 못 뛰는 모습에 실망도 스스로 했을 텐데, 연습 때는 그래서 열심히 한다”면서 “경기 끝나고 흘렸던 눈물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그 모습에 고맙다”고 말했다.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설레며 기다렸던 최홍석은 승리로 그 감동이 배가됐다. 그는 끝나고 흘렸던 눈물에 대해 “뭉클했다. ‘올시즌 팀에 많은 힘이 됐음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열심히 했던 부분이 조금씩 결실을 맺는 시간이 와 끝나고 뭉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홍석은 오는 6일부터 3전 2선승제로 열리는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를 준비한다. 처음 입단했던 팀이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팀이라 많은 의미가 마음에 남는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일 뿐이다. 최홍석은 눈물을 아주 멀리 뒤로 미뤘다.

의정부|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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