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에 제빵기사노조 "일방 주장"

정대연 기자 2021. 4. 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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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기사 직고용 자회사 3년
그룹 "임금 인상 지켰다" 선언
노조 "저임금·임금꺾기 여전"

[경향신문]

최근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을 고용한 자회사 설립 3년을 맞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완료했다”고 선언했다. 파리바게뜨는 5000명이 넘는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2017년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근로감독과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듬해 1월 노사, 가맹점주, 참여연대,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이 참여해 자회사를 통한 고용에 합의했는데, 당시 합의한 임금 인상 약속 등을 모두 이행했다고 사측이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합의에 참여한 제빵기사 일부는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는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SPC미래창조원에서 연 ‘비전 선포식’에서 지난 3년 동안 제빵기사 임금을 39.2% 인상하고 종합검진 등 복리후생을 본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황재복 대표이사, 전진욱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노조위원장,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4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회사의 합의 이행 완료 선언은 합의 당사자도 모르는 일방적 선언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회사는 복수노조제도를 악용해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회사가 밝힌 인상률은 허위·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지회가 자체 계산한 결과 3년간 급여 인상률은 25% 수준이며, 근속 10년차 제빵기사 연봉이 3000만원 수준으로 저임금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임 지회장은 “노조는 2018년 합의한 ‘본사 직원과 3년 내 동일임금’ 이행 근거를 여러 달 전부터 요구했지만 회사는 인상률을 산정한 객관적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월 8회 휴무 보장과 노사협의체 운영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근무시간 조작을 통한 ‘임금 꺾기’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지회는 2017년 8월 처음 불법파견 문제를 제기하며 설립된 파리바게뜨 첫 제빵기사노조이다. 사회적 합의의 노조 측 당사자 중 하나다. 임 지회장은 “관리자급 직원들이 지회 조합원을 개별 접촉해 ‘민주노총에 있으면 진급이 안 된다’거나 가짜 소문을 통해 노조 탈퇴를 종용한다는 제보가 계속 접수된다”며 “회사가 친기업노조를 사실상 지원해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와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SPC 관계자는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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