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세 지역 투표율 낮아..비판적 지지층 '고심' 방증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 의미

[경향신문]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4일 부산 중구 광복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4일 부산 남구 LG메트로시티 앞 사거리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 “이번 선거, 여야 대결보다 민주당이냐 아니냐가 관건”
선거 관심 높아졌을 뿐 판세 변화 반영할 변별력 없다 의견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21.95%)이 4일 엇갈린 분석을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난 2~3일 사전투표율 집계 결과, 서울 25개구 중 종로구가 24.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동작구(23.62%), 송파구(23.37%), 서대문구(23.02%) 등의 순이다. 금천구는 18.89%로 가장 낮았고 중랑구(20.26%), 동대문구(20.46%), 강북구(20.80%), 강남구(20.83%)도 평균 투표율보다 낮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선거 판세 변화를 반영할 정도로 변별력 있는 결과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사전투표엔 젊은 층, 진보 유권자들이 적극 참여했지만 이번엔 코로나19 때문에 선거 당일을 피해 투표한 노년층도 적지 않았다. 선거의 높은 관심도와 사전투표제 안착이라는 의미 이상은 과잉 해석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연결된다. 적극 지지층 차이(약 10%포인트 야권 우세), 정권 심판론 강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 등 최근 기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뜻이다. 중도층이라고 밝힌 한 30대 남성 유권자는 “상당수 중도층이 야당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사전투표라고 특별히 다르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여야 지지율이 엇비슷한 스윙보터 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았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층이 아직 망설이고 있는 상황을 방증하는 결과라는 관전평도 나온다. 금천구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주목한 해석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한 말 바꾸기, 용산참사 망언에 민주당 이탈층이 ‘미워도 다시 한번’과 ‘기권’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자라고 밝힌 한 40대 유권자는 “그래도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이기는 게 낫다는 뜻을 최대한 늦게 보여줄 것이다. 내 표가 정당 지지와 무관한 투표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유권자는 “민주당을 혼내려고 했는데 야당 후보는 도저히 찍지 못할 것 같다. 기권할지 제3 후보를 선택할지 선거 당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여야 대결보다 민주당이냐, 아니냐가 판세 변화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적극 지지층보다 민주당 이탈층의 선택지가 막판 변수라는 설명이다.

사전투표율 영향력은 최종 투표율에 달려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종 투표율이 높으면 판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낮다면 판세 예측이 힘들다”고 전망했다.

여야는 사전투표율에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시민들이 위기 의식에 여당 후보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선 후보는 유세에서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열정적인 지지자가 많다는 의미”라며 지지층 결집 효과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4년간의 문재인 정부 실정에 분노한 민심이 드러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해 이 정부가 잘못한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정권심판론 의미를 강조했다.

구혜영 선임기자 kooh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