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로 중단된 '2+2 대화' 상반기 중 복구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1. 4. 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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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왕이 회담에서 합의..중 '한·미 밀착' 견제 의도
중, 비핵화에 이견 없지만 "북 입장서 바라볼 필요" 강조

[경향신문]

정의용 외교부 장관(왼쪽)이 3일 중국 푸젠성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샤먼 | 연합뉴스

한·중 외교장관이 만나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2015년 중단된 양국 간 ‘외교안보(2+2) 대화’를 재개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 하이웨호텔에서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문제와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양국 간 실질적 협력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가급적 조기에 시 주석이 방한할 수 있도록 일정과 계획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번 회담에서 왕이 부장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수립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각 측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회담 후 양국 외교부는 상반기 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와 2+2 대화 개최, 양국 관계 발전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한·중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 발효를 위해 노력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도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게임, 방송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한한령 해제를 요청했고, 왕 부장은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가자고 응대했다.

양국 합의는 주로 올해 한·중 문화교류의 해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데 모아졌다. 특히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등을 거치며 중단된 2+2 대화를 6년 만에 재개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미국이 중국 압박을 위해 한국, 일본 등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중 대화를 재개하는 게 한·미 밀착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와 양국 관계 개선이 주요 의제였다”면서 “물론 미·중 갈등이나 지역 현안 등에 대한 협의도 모두 했다”고 말했다.

양국의 시각차도 일부 확인된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중국은 북한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였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또 중국 외교부는 회담 결과 발표문에서 시 주석의 방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양국의 백신 협력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한국 측 지지 입장을 강조했다. ‘백신 외교’를 강화하고, 신장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방어하는 데 회담 결과를 정략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은 미국, 러시아와의 양자회담에 이어 열린 한반도 주변 주요국과의 전략적 소통의 기회”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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