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패스 마스터' 이현민, 현대모비스를 춤추게 하는 남자

손동환 2021. 4. 4. 2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진정한 1옵션은 따로 있을지 모른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삼성을 84-75로 꺾었다. 32승 21패로 정규리그 2위를 확정했다.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도 획득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경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삼성전을 포함한 남은 2경기에서 1경기만 이기면 4강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지만, 삼성에 지면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시작을 중요하게 여겼다. 스타팅 라인업에 서명진(189cm, G) 대신 이현민(174cm, G)을 투입한 이유.

이현민은 잔뼈가 굵은 포인트가드다. 키는 작지만 길을 읽을 줄 알고, 길을 읽는 만큼의 패스 센스를 가지고 있다. 만 37세의 나이임에도, 자기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

이현민은 유재학 감독의 의중을 알고 있었다. 시작부터 동료들을 잘 지휘했다. 수비 약점과 동료의 움직임을 캐치해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고, 1쿼터에만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또한 20-18로 앞섰다.

2쿼터에 단 4초만 뛴 후, 3쿼터에 풀 타임을 소화했다. 어시스트는 1개에 불과했지만 삼성의 존 프레스와 지역방어를 영리하게 공략했고, 숀 롱(206cm, F)과 기승호(195cm, F)의 득점 기반을 만들었다.

이현민의 존재감은 4쿼터에 가장 잘 드러났다. 4쿼터 첫 공격에서 루즈 볼을 획득한 후, 숀 롱의 득점을 도왔다. 또, 2대2 이후 골밑으로 빠지는 숀 롱에게 빠른 패스를 건넸고, 숀 롱이 이를 마무리했다.

현대모비스가 경기 종료 3분 전 72-68로 쫓겼지만, 이현민은 침착했다. 삼성의 변형 지역방어를 완벽하게 공략했다. 순간 타이밍을 이용한 하이 포스트 투입이 돋보였고, 하이 포스트 최강자인 함지훈(198cm, F)이 이현민 덕분에 다양한 옵션을 수행할 수 있었다.

재치 있는 수비에 이은 빠르고 긴 패스와 2대2 이후 앨리웁 패스, 돌파 동작에 이은 넓은 공간 활용 등으로 삼성 수비를 마지막까지 괴롭혔다. 이현민은 4쿼터에만 5개의 어시스트를 추가했고, 숀 롱은 이현민 덕분에 4쿼터에만 18점으로 신을 낼 수 있었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현민은 이날 야투 2개를 모두 놓쳤지만,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양 팀 선수 중 최다 어시스트.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이)현민이가 힘들 건데, 리딩을 정말 잘 해줬다”며 이현민이라는 이름부터 꺼냈다.

이어, “스타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스타팅 라인업을 바꿔봤다. (서)명진이는 숀 롱의 움직임에 의해 제약을 받는 게 있는데, 현민이는 그렇지 않다. 양쪽을 다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췄고, 팀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안다. 오늘 정말 잘해줬다”며 이현민을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현민은 경기 종료 후 “긴장됐다.(웃음) 우리가 항상 1쿼터에 헤매는데, 감독님께서 애들 잘 데리고 잘 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내가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했다”며 스타팅부터 잘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현민의 움직임이나 힘은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이현민의 패스 센스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농익은 느낌이다.

이현민과 LG에서 뛴 적 있는 기승호(195cm, F)도 “신인 때 (이)현민이형과 2년 함께 했었다. 카리스마가 있고, 패스 오는 길이 다르다. 누가 봐도 감탄이 나오는 패스가 한 번씩 온다”며 이현민의 패스 능력부터 극찬했다.

그 후에도 “우리 선수들이 현민이형의 스타일을 파악한다면, 더 많은 어시스트를 받을 거다. 신인 때 좋은 득점을 했던 걸 다시 보면, 현민이형에게서 받은 패스가 많다. 오늘 1쿼터 때 백도어로 득점한 것도 현민이형 아니었으면 실패했을 거라고 본다. 현민이형의 패스를 믿기에, 볼 없이 더 많이 움직이려는 경향도 있다”며 이현민의 패스를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현대모비스는 시즌 개막 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양동근이 은퇴했고, 새로운 선수들이 자리를 메웠기 때문. 그래서 의문 부호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새로움이 현대모비스를 춤추게 하고 있다. 여러 선수들의 합심이 컸다. 여러 선수가 주목받는 이유. 이현민이라는 패스 마스터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대모비스가 춤추는 이유는 이현민의 힘이 크다는 뜻이다.

[이현민, 2020~2021 시즌 두 자리 어시스트 경기]
- 2020.10.14. vs LG : 10어시스트 -> 현대모비스 승
- 2021.03.26. vs 오리온 : 11어시스트 -> 현대모비스 승
- 2021.04.04. vs 삼성 : 10어시스트 -> 현대모비스 승
 * 이현민이 두 자리 어시스트 기록 시, 현대모비스 3전 전승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울산,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