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中 압박 높아지는데, '北바라기'에 매몰된 文외교안보

2021. 4. 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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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미국 메릴랜드주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렸다.

지난달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 안보실장 회의를 별도로 갖는 것은 최우선 아젠다인 중국의 견제에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얻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선 미북협상 재개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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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미국 메릴랜드주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렸다. 거의 같은 시각 중국 동남부 샤먼에서는 한·중 외교장관이 회담을 가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이 잡혀가면서 본격적인 동북아 안보 외교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우리의 최대 관심은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이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북한 비핵화에 미국이 어떤 전략을 구사할 것인가이다. 지난달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 안보실장 회의를 별도로 갖는 것은 최우선 아젠다인 중국의 견제에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얻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두 번째 아젠다인 북 비핵화에 대해서도 한미일 연대를 공고히 하는데 목적이 있다. 중국의 요청으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미국의 움직임에 힘을 빼려는 중국의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선 미북협상 재개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북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비핵화회담이 2019년 2월 하노이회담 이후 사실상 중단상태여서 미국협상 재개를 촉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상 북한 경제의 연명줄을 쥔 중국에 역할을 기대한 것도 맞다. 하지만 이런 의제는 4년 전 문재인 정부 출범 때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한반도는 내적으로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핵무장을 강화했고, 외적으로는 미중 갈등이 더욱 첨예화됐다. 환경이 바뀌면 전략도 바뀌어야 하는데, 미국과 중국에 계속 같은 말만 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이 지난달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며 '미국산 앵무새'라고 막말을 한 것이 상기된다. 문 정부는 그동안 북한 정권을 협상테이블에 매어놓기 위해 지나치게 굴종적 태도로 일관했다.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회담을 위한 회담은 의미가 없다.

이제 문 정부는 미국에 미북협상에 나서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 비핵화에 거의 유일무이한 수단이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대북제재를 어떻게 더 정교하게 이끌어갈지 미·일과 고민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건설적 역할'이란 수사가 아니라 중국이 마땅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미중 대결 국면에서 미국의 편에 더 다가갈 것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중국에게는 그동안 우리 스스로를 죄었던 '북한 바라기' 정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 외교안보정책에 새로운 상상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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