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2022년 3월 개교, 수시 학종으로 전원 선발.. 학기 없이 4·6·8주 프로젝트 진행

정필재 2021. 4. 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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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학부생 100명 등 350명 모집
2박3일 학습캠프 통해 잠재력 살펴 선발
졸업장엔 연구·프로젝트 수행능력 인증
교수진도 50명 확보 뒤 점차 확대 계획
100% 수시 선발에 '부모 찬스' 우려 나와
공정성 논란 없도록 입시방안 마련 숙제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이 본격적인 개교 준비에 돌입했다. 한전공대 특별법안이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전문 공대를 목표로 문을 열 한전공대는 지방균형발전과 이공계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안정적인 지원과 공정한 입시방안 마련은 한전공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100명의 학부생과 250명의 대학원생을 포함해 2022학년도 신입생 350명을 모집한다. 내년 3월 개교하는 한전공대는 2023학년도부터 학부 200명과 대학원 500명을 포함해 모두 700명을, 2025학년도에는 학부 400명과 대학원 600명까지 모두 10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전공대 모집요강은 다음달 초 공개된다. 학부는 전원 수시로 선발되는 만큼 절차는 다른 학교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대학원생 선발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방침이다.

◆개교 탄력받는 한전공대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등장했고 이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돼 설립이 추진됐다. 지난달 한전공대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한전공대가 개교할 수 있게 됐다. 한전공대는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40만㎡에 들어선다. 한전공대 안팎에선 개교 30년 안에 관련 분야 세계 10위 수준으로 도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특별법 통과로 한전공대 개교 준비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한전공대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6월 총장으로 내정된 윤의준 위원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교 작업에 착수했다. 윤 위원장은 초대 총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한전공대는 지난달 총무 등을 담당할 경력직원 15명에 대한 서류접수도 마무리했다.

교수진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내년 개교에 맞춰 50명을 확보한 뒤 2025년 10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캠퍼스 건립도 탄력을 받게 됐다. 5월 5224㎡ 규모의 핵심시설이 들어서고 임시사용된다. 7월에는 1000억원을 들여 본관동 3만㎡를 착공한다. 본관동은 2024년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색다른 신입생 선발과 수업

학부 선발방식은 전원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방식으로 이뤄지며 고른기회균형전형을 통해 정원 외로 10%를 선발할 예정이다. 신입생 선발 절차가 눈에 띈다. 윤 위원장은 앞서 수능이나 내신 등 계량화된 점수가 아닌 체험과 검증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학생들은 2박3일 학습캠프에 참여하고, 한전공대는 입학 희망자들이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해 선발할 방침을 세운 상태다. 한전공대 측은 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 등의 분야에서 자신의 꿈을 위한 도전정신, 창의성, 영재성 등 잠재력 등을 선발 시 주로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인적인 리더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역량, 인성, 인간관계, 리더십 등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할 계획이다. 윤 위원장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커리큘럼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학사제도 역시 기존 학교의 2학기 제도에서 벗어나 4·6·8주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긴 시간 연구를 진행해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교수의 역할은 최소화했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문제가 생길 때만 교수가 개입하는 방식이다. 졸업장에는 학생들이 4년 동안 참여했던 연구나 프로젝트 수행능력을 인증하는 형태로 발행된다. 한전공대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등록금을 내지만 그 이상의 장학금과 교육지원비를 받아 등록금 부담이 낮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한전공대

한전공대는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가능성이 크다. 나주에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산학연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대형 연구시설도 함께 들어서기 때문이다. 한전공대 측에서는 “한국전력의 취업은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교육계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한전에서 지원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한전 입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으로 연결되는 성균관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수준의 입시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재정적인 지원과 공정한 입시는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전력은 한전 설립과 운영에 2031년까지 1조611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한전이 약 1조원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한전의 누적부채가 160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한전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호응하느라 2018년과 2019년 배당을 하지 못할 만큼 재정 상황이 여유롭지 못했다.

한전공대가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의 전형을 도입하는 만큼 ‘부모찬스’로 변질되지 않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원 외 전형에서 저소득층이나 조손가정 외 민주화 운동 자녀 등이 포함될 경우 공정성 논란이 예상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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