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김인 9단 별세..향년 78세

임정우 2021. 4. 4. 19: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바둑 후배들은 김인 9단을 '변치 않는 청산'이라고 불렀다.

19세이던 1962년 제6기 국수전에서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에게 도전했으나, 1승 1무 3패로 패했다.

23세의 김 9단은 1966년 10기 국수전에서 난공불락을 여겨졌던 조남철에게 3-1로 승리하며 국수 타이틀을 가져오며 한국 현대바둑 사상 첫 세대교체를 이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사진=한국기원)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

고인은 위암으로 오랜 기간 투병했으나 간암으로 전이됐고 최근 급속히 병세가 악화해 이날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아내 임옥규 씨와 아들 김산 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장례는 한국기원장으로 치러지고 영결식은 6일 오전 9시 1층 영결식장에서 열린다.

바둑 후배들은 김인 9단을 ‘변치 않는 청산’이라고 불렀다. 기품 있는 대국 태도와 중후한 기풍을 지닌 고인은 상금과 대국료로 가난한 동료들에게 밥과 술을 많이 산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기원에 따르면 고인은 194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바둑판을 안고 야간열차로 혼자 상경했다. 원로 김봉선과 아마 고수 이학진을 사사한 그는 15세인 1958년 입단해 프로가 됐다.

19세이던 1962년 제6기 국수전에서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 조남철 9단에게 도전했으나, 1승 1무 3패로 패했다. 국수전이 끝나고 나흘 뒤인 3월 9일 그는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조남철 9단의 소개 편지로 기타니 미노루(木谷實) 9단의 문하생이 됐다. 기타니 도장 사범 시절 그는 조치훈 9단을 지도하기도 했다.

1963년 11월 기타니의 만류에도 그는 20개월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했다. 23세의 김 9단은 1966년 10기 국수전에서 난공불락을 여겨졌던 조남철에게 3-1로 승리하며 국수 타이틀을 가져오며 한국 현대바둑 사상 첫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후 그는 국수 6연패, 왕위 7연패, 패왕 7연패 등 국내 기전을 휩쓸었다.

하지만 1978년 13기 패왕전과 4기 기왕전에서 각각 조훈현 9단, 김희중 9단에게 패하며 타이틀을 모두 잃었다. 한국 바둑 일인자 계보는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이세돌로 이어졌으며, 현재 박정환·신진서 9단이 뒤따르고 있다.

2004년부터 한국기원 이사를 지낸 그는 투병 중에도 바둑 대회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중국 등 해외에서 국제 바둑대회가 열리면 늘 한국 대표 선수단의 단장으로 동행했다.

바둑이 지닌 도의 가치를 고수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 김인 9단은 속기 위주로 진행하는 방송사 주최 바둑이 본질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고집스럽게 참가하지 않았다. 2016년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앞뒀을 때도 김인은 “바둑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흔히 바둑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 바둑은 단순한 수 싸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고향 강진에서는 2007년부터 ‘김인 국수배’가 열렸다. 전국 어린이 바둑대회로 출범한 김인 국수배는 2008년 국제시니어바둑대회로 거듭났다. 2019년 10월 제13회 김인국수배를 참관한 고인은 지난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대회가 취소되자 무척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정우 (happy23@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