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5만원권이 돌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5만원권 발행액은 3조696억원이었다. 반면 시중에 유통되다 2월에 한은 금고로 돌아온 5만원권 환수액은 2828억원으로 집계됐다. 환수율은 9.2%다. 한은이 100장을 풀면 9장 정도만 회수된다는 얘기다. 지난 1월엔 환수율이 4.1%에 그쳤다. 작년 1월(15.8%)과 2월(272.5%)의 환수율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2021년 2월 4일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러다 보니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5만원권을 뽑으려다 1만원권을 인출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5만원권 환수율이 낮아지는 요인은 코로나다.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손님에게서 받은 5만원권을 은행에 예금하면 이 돈의 일부가 한은으로 환수되는데, 코로나 이후 은행에 들어오는 5만원권이 줄어든 것이다.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비상용으로 현금을 집 안에 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어차피 금리가 낮아 은행에 돈을 넣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조폐공사에 5만원권 발주량을 늘려 공급 부족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