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김인, 천상의 바둑판으로 떠나다

오태식 2021. 4. 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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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바둑기사 김인 9단을 '영원한 국수'라 불렀다. 바둑 후배들은 그를 '변치 않는 청산(靑山)'이라고 했다.

기품 있는 대국 태도와 중후한 기풍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됐던 김인 9단이 4일 63년간의 바둑 인생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향년 78세.

1966년 한국 바둑사에 이정표가 될 만한 대국이 벌어진다. 23세 김인이 당시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고 조남철 9단을 꺾고 국수전 승리를 거둔 것이다. 현대 바둑 사상 첫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김인 시대'의 화려한 개막이었다.

김인 9단은 '영원한 국수'로 통한다. 1966년 10기 국수전에서 우승한 후 1971년 15기까지 국수전 6연패를 달성해 붙은 호칭이다.

194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3세 때 바둑판을 안고 야간열차로 혼자 상경해 바둑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5세인 1958년 입단해 프로가 됐고 1962년 일본으로 건너가 기타니 미노루 문하생으로 유학했다.

1963년 귀국한 고인은 1966년 제1기 왕위전 우승을 시작으로 7연패를 이뤘고 패왕전에서도 1966년 첫 승리 후 내리 7연패를 달성했다. 63년간 한국기원 전문기사로 활약한 고인은 통산 1568전 860승5무703패의 성적으로 우승 30회와 준우승 22회 기록을 남겼다. 특히 1968년 작성한 40연승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한국 바둑 최다 연승 기록이다. 한국 현대 바둑 계보에서 조남철이 1세대라면 김인이 2세대, 조훈현이 그다음 세대에 해당한다. 1971~1975년 제5~8대 기사회장을 지내는 등 바둑 행정에도 기여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고 장례는 한국기원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6일 오전 9시 1층 영결식장에서 열린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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