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은 짜장·막국수는 들기름.. 재료도 맛도 닮은 미묘한 신제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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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는 봄철 식품·제과업체들의 표정이 미묘하다.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만반의 준비 끝에 출시한 신제품이 뜻밖에 경쟁사 제품과 유사한 탓이다.
아는 맛에 새로운 맛을 더한 제품이지만 해태제과 역시 비슷한 시기 '구운 양파'에 짜장 맛을 더한 '구운짜장-양파 가득 갓 볶음 맛'을 내놨다.
해태 관계자는 "새로운 맛을 고민하다 보면 제품의 기본 속성에 새로운 맛을 가미하게 된다"며 "대중적 음식인 짜장면의 기본 재료 중 하나가 양파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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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풀무원, 들기름 메밀막국수 나란히 출시
정우성·백종원·유재석은 '비빔면 대리전'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는 봄철 식품·제과업체들의 표정이 미묘하다. 기대와 함께 난처함도 읽힌다. 철통 보안을 유지하며 만반의 준비 끝에 출시한 신제품이 뜻밖에 경쟁사 제품과 유사한 탓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자사의 스테디셀러 양파링과 짜파게티를 컬래버한 ‘미니 짜파링 볶음짜장맛’을 출시했다. 짜파링은 양파링보다 다소 작은 크기에 짜장과 양파 분말을 혼합한 스낵이다.
아는 맛에 새로운 맛을 더한 제품이지만 해태제과 역시 비슷한 시기 ‘구운 양파’에 짜장 맛을 더한 ‘구운짜장-양파 가득 갓 볶음 맛’을 내놨다. 구운 과자 특유의 불향이 짜장맛을 돋보이도록 했다. 해태 관계자는 “새로운 맛을 고민하다 보면 제품의 기본 속성에 새로운 맛을 가미하게 된다”며 “대중적 음식인 짜장면의 기본 재료 중 하나가 양파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봄철 막국수와 비빔면 등 면요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오뚜기와 풀무원은 ‘들기름’이란 공통분모 위에서 맞닥뜨렸다. 오뚜기는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를, 풀무원은 ‘들기름 메밀막국수’를 출시한 것이다.
고기리막국수는 경기 용인시의 유명 맛집으로, 직접 뽑은 메밀면에 향긋한 들기름과 간장소스를 비며 깨와 김을 곁들인 들기름막국수가 대표 메뉴다. 오뚜기는 고기리막국수와 협업해 온라인 판매 전용 신제품을 내놨다. 오뚜기 측은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는 국제식음료품평회(ITQI)에서 2스타 등급을 받았다”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오뚜기의 ‘방앗간 들기름’과 ‘옛날볶음참깨’로 고소한 막국수의 맛을 구현했다”고 자랑했다.
풀무원도 들기름 메밀막국수를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다. 공교롭게도 풀무원에 들기름을 공급하던 오뚜기 자회사 오뚜기제유가 원료 가격 급등을 이유로 공급 중단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쟁이 과열된 것처럼 비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에 두 제품을 비교하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떠들썩한 시장과 달리 정작 제조사들은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할 만한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간절기 메뉴인 막국수는 여름철 냉면이나 겨울철 우동만큼 주력 제품이 아닌 데다 양사가 서로 갈등을 빚지도 않는다고 해명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품사는 상품 기획 단계에서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팬데믹 장기화로 외식메뉴를 집에서 쉽게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진 점을 반영해 신제품을 내놓았는데 겹친 것 같다”고 했다.
유통업계 “경쟁이 시장 키운다”
유통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런 경쟁이 시장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비빔면 시장이 좋은 예다. 팔도가 장악한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3월 오뚜기 ‘진비빔면’이 합류한 뒤 오히려 시장이 커졌다. 2016년 900억 원 규모였던 하절기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여기에 올해는 농심까지 신제품 ‘배홍동 비빔면’으로 가세해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광고 모델로 배우 정우성을 발탁하고 액상수프의 양을 늘린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오뚜기는 지난해에 이어 진비빔면의 광고모델로 백종원을 내세우는 등 벌써 하절기면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농심은 1년 넘는 연구·개발 끝에 배와 홍고추, 동치미를 갈아 숙성시킨 비빔장을 만들고 주재료의 앞 글자를 딴 배홍동 비빔면으로 두 제품을 추격하고 있다. 유재석을 ‘비빔면 장인 배홍동 유씨’라는 캐릭터로 내세운 광고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등장하면 시장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 타사 제품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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