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우편 투표법 개정에..美 MLB "올스타전 거기서 안열어"
미국 조지아주 우편투표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넘어 민간 기업, 스포츠계까지 엉겨붙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조지아 주의회는 지난 대선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배하자 우편투표를 탓하며 이를 더 엄격하게 하는 내용으로 법을 개정했다. 그러자 미국 대형 기업들이 “저소득층·유색 인종에 대한 투표권 침해”라며 잇달아 반대를 표명한 데 이어, 미 프로야구(MLB)까지 항의 차원에서 올해 올스타전 개최지(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도널드 트럼프 두 전직 대통령이 가세해 MLB 조치에 찬반양론을 펼치며 논란이 전방위 미국 사회로 격화하고 있다.
MLB는 2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우편투표법 개정을 규탄하며 오는 7월 13일 올스타전 개최지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인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다른 곳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로버트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총재는 “MLB는 모든 미국인의 투표권을 지지하고 투표 제한에 반대한다”며 “투표에 대한 공정한 접근에 굴하지 않는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 애틀랜타와 브레이브스 측이 반발한 데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직접 성명을 내 MLB 결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성명에서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이 무서워 MLB가 올스타전 개최지를 바꾸려 한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하는 기업들과 야구를 보이콧하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대선 조지아주에서 개표 초반까진 우세하다가 우편투표 결과 등이 더해지며 1만1779표 차이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반면 우편투표를 지지하는 민주당 소속 오바마 전 대통령은 3일 “MLB가 모든 시민의 투표권을 위한 입장을 취한 것을 축하한다. 이건 위대한 행크 에런을 기리는 더할 나위 없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트윗을 적어 트럼프와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1월 별세한 행크 에런은 인종 차별을 딛고 베이브 루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전설적 흑인 선수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올스타전 개최지 변경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현직 미 대통령 3명의 MLB를 둘러싼 갈등에 공화당과 민주당 정치인들까지 가세했다. 마이크 리·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은 “MLB의 독과점 금지 예외 폐지에 앞장서겠다”는 으름장을 트윗으로 날렸고, 이번 우편투표법 개정안에 서명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3일 MLB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싸움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과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 상원 의원은 “MLB 결정에 전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아주 우편투표법 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민간 기업들까지 속속 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카콜라, 델타항공, 마이크로소프트 등 100여개 굵직한 기업들이 법안 반대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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