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김인 9단은 한국 바둑 1인자로 한 시대를 가로질렀다. 이곳에서는 78세를 끝으로 인연을 마무리했다. 4일 다른 세상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도 바둑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이어지길 빈다.
김인은 술과 이야기를 좋아했고 후배들을 아꼈다. 그는 "바둑 승부는 비정하고 가혹해졌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시와 철학을 논하는 일은 기사에게 해가 될 뿐이라고 한다. 이런 말이 나오는 건 바둑의 본질을 모르는 탓이다. 기계처럼 단련하고 세상사를 잊어버린 채 승리 만능을 추구하고 이기는 게 바둑이라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 바둑 기술자와 바둑 고수는 다르다"고 말했다.
왼쪽 백 모양에 흑이 들어왔는데도 박영훈은 왼쪽을 고집하지 않는다. 판을 넓게 본다. 집이 아쉬울 때가 아니다. <그림1>처럼 공격해도 잡을 것 같지 않다. 실전처럼 잡지 않는다 하여 진다는 법은 없다. 백은 가운데로 뻗치는 새로운 벽을 만들었다. <그림2> 백1은 약해서 왼쪽 흑이 잡힐 일이 없다. 8이 오면 아래쪽이 다 흑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