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신한..ESG 성적 눈에 띄네
국내외 8개기관 평가 활용해
128개 상장사 성과 종합분석
톱5는 세 항목서 A이상 받아
전사적 ESG 경영하는 SK는
지주사·텔레콤 5위권 들어
평가기업 절반은 B등급 이하
해외투자자 韓기업 외면 우려
신한금융투자는 '뉴 패러다임, ESG'를 발간하고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의 ESG 컨센서스를 지난 2일 공개했다. 컨센서스는 MSCI, S&P,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8개 ESG 평가기관의 등급에 기관별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했으며 최소 5개 기관에서 ESG 평가를 받은 128개 기업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가장 높은 점수(A+, 8점)를 받은 신한지주는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 정책을 발표한 이래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환경(E) 부문 컨센서스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S를 받은 이유다. 사회책임(S) 부문에서도 7.4점을 받아 전체 평균인 5.7점을 크게 상회했다. 신한지주는 MSCI에서 근로 조건 부문에서 총 6.7점을 받아 업계 평균인 5.2점을 웃돌았다. 스마트 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여성 리더 육성에 힘쓴 점이 우수 등급을 받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강력한 ESG 메시지를 내고 있는 SK그룹은 지주회사 SK(주)와 SK텔레콤이 모두 A+를 받으며 5위권 안에 들었다. SK(주)는 지배구조(G) 부문 6.8점을 받았는데 이는 전체 평균(5.1점)과 비교해 30% 이상 우수하다.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의장 선출 시 최대주주와 대표이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가 의장으로 재임할 수 있도록 정관·이사회 규정을 개정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사회책임(S)에서 A+를, KB금융은 환경(E)에서 S 등급을 획득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기업의 ESG 컨센서스 점수가 6.4점으로 최고였으며, 그 뒤를 정보기술(IT), 유틸리티 산업이 따랐다. 에너지 기업으로서 A+ 등급을 받은 S-Oil은 화석 연료를 활용하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펼쳐 왔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2017년 7600t에서 2019년 3500t으로 절감하며 환경(E)에서 A+ 등급과 7.3점을 얻었다. 이는 전체 평균(5.5점)과 업종 평균(5.6점) 모두를 앞서는 기록이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 업종은 각각 4.7점, 3.6점을 차지해 최하위권에 속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이 업종들은 사회적 불매운동, 근로자 인권문제, 환경전략 미비 등으로 글로벌 평균 대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컨센서스 리포트에서 S를 받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아울러 B와 B-, C 등 중간(B+)에 못 미치는 등급을 받은 기업이 51.6%라는 점은 여전히 국내 ESG 경영의 갈 길이 멀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투자기관이 ESG를 기업 평가 핵심 지표로 삼으면서 자칫 여러 국내 기업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제기된다.
김종대 인하대 지속가능경영대학원 교수는 "ESG가 기업에 중요한 건 수익을 최고 가치로 간주하는 투자사들마저 지속가능경영을 눈여겨보게 됐다는 점"이라며 "투자사들이 ESG 성과가 좋은 기업이 수익도 좋을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ESG 관련 ETF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520억달러(59조원)로 전년 160억달러(19조원)에서 223% 늘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금액이 7898억달러(892조원)로 2015년 807억달러(91조원)에서 10배가량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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