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수주량 10배 가까운 실적 달성

수주 점유율도 52%까지 급등하며 경쟁국 압도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의 10배에 달하는 수주를 따내면서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총 1024만CGT(표준선 환산톤수), 323척이 발주된 가운데 한국은 CGT 기준으로 절반이 넘는 532만CGT(126척)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전 세계 발주량 397만CGT 중 55만CGT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또 14%에 그쳤던 수주 점유율도 올해 1분기 52%까지 치솟았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총 68척, 55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 149억 달러의 37%를 달성했다. 1월 14척(14억2000만 달러), 2월 24척(15억4000만 달러), 3월 30척(25억2000만 달러) 등 매월 수주량도 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달 대만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하는 등 현재까지 총 42척, 51억 달러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목표 78억 달러의 65%를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셔틀탱커 3척(3억 달러)을 수주하는데 그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초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초대형유조선(VLCC) 10척을 포함해 올해 들어 총 19척(17억9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77억 달러의 23%를 1분기에 달성했다.

조선업계는 해상물동량 회복과 운임 인상 등으로 글로벌 발주 환경이 호전됐고, 국제해사기구(IM0)의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증가한 것이 한국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미뤄졌던 발주가 몰리면서 글로벌 발주량 전체가 늘었다”면서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는 선주들이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한국 조선소를 잇달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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