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배터리·태양광 소재' 新사업 착착

최근도 2021. 4. 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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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HPC 건설현장 가보니
창사이래 최대규모 3조 투입
한 공장서 배터리 분리막과
태양광패널 소재까지 만들어
신규 영업익 연간 5천억 기대
충남 서산시 대산읍 현대오일뱅크 HPC 공장 전경. [사진 제공 = 현대오일뱅크]
"배터리 분리막 소재인 초고밀도 폴리에틸렌(UHMWPE)을 최대 18만t까지 생산할 수 있는 화학 공장이 들어서는 겁니다."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2시간 반을 달려 서해가 보이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현대오일뱅크 공장에 도착했다. 입구 오른편으로 들어선 거대한 정유 시설들을 지나면 축구장 100개 면적의 20만평 용지에 지어진 조금 다른 모양의 공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대오일뱅크가 야심 차게 건설 중인 HPC다. 에틸렌 기준 85만t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찾은 HPC는 큼직한 시설들은 이미 준비를 거의 마치고 거대한 화학공장의 위용을 뽐냈다. 현재 이 공장은 86% 정도 건설이 완료됐고 올해 8월께 준공이 예상된다.

HPC는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중질유 등을 활용해 플라스틱·합성고무 원료인 폴리에틸렌을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합작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현대오일뱅크는 HPC에 창사 이래 가장 큰 투자금액인 3조원을 투입했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연료'로서의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소재'로서의 석유 수요에 대응해 체질 변화를 하는 게 목표다. 현대오일뱅크는 HPC를 통해 연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이날 둘러본 HPC의 가장 큰 특징은 공장 용지 내에 다양한 공정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연료의 유연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이다. 현대오일뱅크가 배터리 분리막 소재(UHMWPE)를 생산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게 된 것도 HPC의 다양한 생산 공정 덕분이다. HPC는 죽과 비슷한 형태의 상태에서 화합물을 만드는 슬러리 공정과 기체 상태에서 반응시키는 가스 공정으로 나눠 같은 재료에서 2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UHMWPE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일종이다. 슬러리 공정을 활용해 생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최대 18만t 생산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UHMWPE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대한유화의 20만t 캐파를 감안하면 현대오일뱅크는 HPC의 효율적 설계를 통해 단숨에 분리막 소재 시장 강자로 도약하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분리막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 소재인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도 HPC를 통해 생산 가능하다. HPC에서 생산하는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과 생산공정이 비슷해 경제 상황에 따라 생산품을 조정할 수 있다. 박상조 신사업건설본부 사업지원팀장(상무)은 "효율을 중요시하는 정유업에서의 경험과 경쟁력을 HPC에 이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서산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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