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마이크론 D램 추가 공급 쉽지 않다.."빅사이클 2년 이상 갈것"

노현 2021. 4. 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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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한 D램 가격 급등속
마이크론, 키옥시아 인수 추진
D램 투자여력 대폭 제한될듯
삼성, 파운드리·낸드 우선순위
하이닉스도 인텔낸드 인수주력
"공급 못늘려 가격 상승 지속"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같은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낸드뿐만 아니라 D램 수급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D램 설비 투자 여력 감소로 D램 공급 확대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키옥시아 인수전이 실제 추진되면 'D램 빅사이클'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D램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모두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투자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사가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3개 업체의 점유율은 94.6%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빅3' 모두 대규모 D램 투자가 여의치 않다. 마이크론은 키옥시아를 인수한다면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D램 투자 여력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말까지 인텔 낸드 사업 인수자금 90억달러 중 70억달러(약 7조9000억원)를 인텔에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과 단기투자자산을 합한 총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조원에 달해 인수자금 마련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D램 신규 투자는 부담스럽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낸드 투자에 재원을 집중하면서 D램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에 10조원 이상, 낸드에 7조원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반면 D램 신규 투자는 5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가 올해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할 분야로는 파운드리가 꼽힌다. 5G 칩과 이미지센서 등 급증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파운드리 세계 1위인 TSMC를 추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절실하다.

낸드 부문에도 공격적 투자가 예상된다.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와 176단 3D 낸드를 업계 최로로 개발·양산하는 등 공정 개발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마이크론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시안 반도체 2공장 증설을 위해 장비 설치를 시작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증설이 완료돼 풀가동에 들어가면 매월 12인치 웨이퍼 1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전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D램 투자는 현상 유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 4만장 규모 신규 설비 투자가 예상되지만 D램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D램 투자 규모가 월 1만장 수준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마이크론은 낸드 시장 경쟁력 악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D램 투자를 주저한다면 이번 D램 빅사이클이 최소 2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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