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스마트폰 '운명의 날', 5일 '사업철수' 발표 유력..퇴로 어떻게
[경향신문]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사업정리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3500명에 달하는 인력 재배치와 보유 핵심기술의 활용 방향,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 등이 당장 맞닥뜨릴 과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향후 운영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두 달 여 만으로, 업계에서는 LG전자가 MC사업부 매각 시도를 포기하고 사업 철수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과 매각 협상을 추진했으나 조건이 맞는 매각대상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부터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가 무산된 상황에서 누적 적자 5조원에 달하는 MC사업본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업 철수가 확정될 경우 MC사업본부 인력 재배치가 우선 과제다. 이사회 직후 타 사업부 또는 계열사로의 인력 전환 절차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말 사업보고서 기준 MC사업본부 임직원은 3449명으로, 상당수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등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를 떠나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이나 LG유플러스(통신) 등 계열사로의 재배치도 예상된다.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으로 개발 인력이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모바일 분야 원천 기술은 전장이나 배터리, 가전 등 다른 사업에 접목하거나 특허료 수입을 얻는 형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1월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C사업본부의 핵심 모바일 기술을 내재화해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더라도 자율주행이나 사물인터넷(IoT)에 활용되는 통신기술 연구는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KAIST와 6G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유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LG 스마트폰을 이용 중인 소비자들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AS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MC사업부 인력 중 스마트폰 유지 보수를 위한 인력이 일부 잔류할 것으로 안다”며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LG서비스센터 등에서 고객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향후 시장과 소통하며 고객의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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