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저씨'는 왜 트럭시위에 나섰나

홍진수 기자 2021. 4. 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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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리니지M‘ 문양 시스템. 연합뉴스


5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 앞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트럭시위’가 열린다. 시위의 주체는 엔씨소프트의 대표게임 ‘리니지’의 열성이용자,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이다. 이들은 6일에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리는 경남 창원NC파크에도 시위 트럭을 보낼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주력게임인 리니지 시리즈(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1·리니지2)의 지난해 매출은 1조958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국내매출이 또 80% 이상이다. 린저씨들은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올려주는 ‘절대적 존재’들이다. 그런데 이런 린저씨들이 엔씨소프트에 등을 돌리고, 시위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그간의 불만이 누적된 것도 있지만 린저씨들이 화가 난 결정적 계기는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이다. 문양은 리니지M에서 캐릭터의 능력을 키우는 강화시스템이다. 30개의 빈칸이 있는 문양을 하나하나 채울 때마다 능력치가 올라간다. 이 빈칸을 채우려면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해 여러 비용이 든다. 30개 칸을 모두 채우기까지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든다고 한다. 이런 문양이 게임 안에 총 6개가 있다. 게임 안에서 수억원을 쓸 정도로 재력이 있어야 최고능력치에 도달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27일 문양 채우기를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기억시스템’을 추가했다. 덕분에 문양 하나를 채우는 비용이 1000만~2000만원으로 하락했다. 그러자 이미 수억원을 써 능력치를 올린 이용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가장 많은 돈을 쓰는 ‘VVIP’ 고객들이 강력하게 반발한 뒤 엔씨소프트는 나흘 만인 같은달 31일 기억시스템을 폐지하고 이용자들의 모든 문양을 원상 복구했다. 이른바 ‘롤백(되돌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문양을 원상복구하고 비용을 환불하는 과정이 원활치 않았다. 이용자들은 현금으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를 아이템 같은 디지털 재화로 지급했다. 여기에 보상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엔씨소프트는 결국 지난달 2차 보상을 일괄적으로 실시했다. 이번에도 현금이 아닌 디지털 재화였다.

엔씨소프트는 나름대로 보상을 완료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보상 기준 공개’, ‘전액 환불 및 진정성 있는 사과’, ‘확률 조작 의혹 해명’, ‘과도한 사행성 유도 해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아직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4일 “일부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완료했다”며 “이후에도 개선사항을 적극 검토하며 보다 높은 만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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