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혔던 교회 문, 부활절 맞아 열렸지만.."계란은 먹지 마세요"
"부활절 예배 위해 고양시에서 서울까지 왔습니다."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돈의동 초동교회에는 교인들이 부활절 예배를 보기 위해 교회로 모여들었다. 마스크를 쓴 교회 관계자들은 입구에서 일일이 교인 이름과 연락처를 적었다. 이어 체온을 재고 예배당 안으로 들여보냈다. '부활절 계란'은 예배가 끝난 뒤에야 배급됐다. 교회 관계자들은 "교회 안에서 드시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초동교회에서는 교인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절 예배가 열렸다. 초동교회는 그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으나, 교회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부활절을 맞아 제한된 인원으로 현장 예배를 열었다. 교인들은 손 소독제를 바르고 입을 굳게 다문 채 예배당으로 모였다.
5층과 6층을 터서 만든 초동교회 예배당은 560명이 모일 수 있지만, 이날 예배에는 20% 수준인 110여명이 참석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성경이나 찬송가 책의 사용은 금지됐다. 마스크를 착용한 교인들은 좌우 2m 이상 간격이 유지된 상태로 앉았다. 교회 관계자들은 수시로 가까이 앉은 교인들에게 떨어져 앉을 것을 권고했다.
교회를 찾은 교인들은 대체로 대면예배에 만족하는 목소리를 냈다. 예배 참석을 위해 경기 고양시 신원동에서 방문했다는 이경로씨(72)는 "아내와 딸이 함께 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온라인 예배만 보다 직접 나오니 너무 좋다"며 "50년 가까이 이 교회를 다녔지만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라고 했다.
지팡이를 짚고 예배에 참석한 A씨(76)는 "항상 집에서 예배를 봤지만 오늘은 부활절이라 교회에서 예배를 보러 나왔다"며 "다른 교회에서 확진된 사례가 나왔지만 마스크 잘 쓰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오랜만에 만난 교회 관계자나 신도들을 향해 주먹인사를 나눴으나 대화는 나누지 않고 이내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예배 중에는 성가대의 노래가 금지됐으며 교회에서 제공하는 식사도 중단됐다. 4층에 있는 식당에는 인원 제한으로 참석하지 못한 일부 교인들이 영상으로 예배 영상을 시청했으며, '부활절 계란'은 예배가 끝난 후 교회 외부에서 제공됐다.
방역당국이 파견한 인원이 현장점검을 나와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했다. 예배당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수시로 체크하며 마스크 착용 여부와 거리두기 등을 확인했으며, 교회 관계자는 교인들에게 수시로 방역수칙에 따를 것을 지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부활절을 맞아 대면 예배를 보는 교회는 서울시 내 총 1154개다. 방역당국은 대부분의 교회에 인력을 파견해 교회 내 취식이나 성경 공용사용 등 비말 확산이 일어나기 쉬운 행위를 집중단속했다. 특히 집단감염이 확산된 교회 내 소모임 등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충북 증평군에서는 예배를 본 후 카페에서 소모임을 가졌던 교인 25명이 집단감염됐으며, 지난 3일에는 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유 집회'를 가졌던 전주의 한 교회에서 교인 17명이 감염됐다. 이 교회는 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면적당 인원제한을 지키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방역당국 관계자는 "초동교회는 대체적으로 방역수칙이 잘 준수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되면 현장에서 행정지도를 하고, 이행되지 않으면 추가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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