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마켓워치] HMM CB 발행 넉 달 만에 97% 주식전환 ..권리 공매도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2월 발행된 HMM(199회차)의 전환사채(CB)를 사들인 투자자는 넉 달여 만에 원금의 100% 이상이 되는 수익을 얻게 됐다. 3월 들어 전환가액(1만2850원) 대비 HMM 주가가 두 배 이상 뛴 까닭이다. 이에 CB(2400억원)의 주식 전환 신청 비율은 3월 말 기준 97%에 달했다.

■대박 난 HMM CB 투자자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HMM의 CB 잔액은 56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CB 발행액 2400억원 중 97% 비율(2344억원)로 주식 전환신청이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HMM의 주가가 1만원대에서 2만원대로 껑충 뛰어 오른 3월 한 달 동안의 CB 주식 전환 신청 규모는 1818억원(75%)에 달했다.

해당 CB는 지난해 12월 10일 HMM이 차환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했다. 만기는 2025년 12월 10일까지로 5년물이지만 주식 전환이 가능해진 올해 1월 10일 이후 주식 전환이 꾸준히 이루어졌다. 해당 CB의 주식 전환가격은 1만2850원이다.

지난해 12월 10일 1만3850원이던 HMM 주가는 지난 3월 26일 3만41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상승폭을 일부 반납해 2만8000원 선이지만 전환가액의 두 배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주식 전환을 요청한 CB 투자자는 1만2850원(전환가)으로 2만원대에 올라선 신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매도 시점에 따라 차익은 천차 만별이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10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리 공매도로 주가 휘청 …투자자 주의보
주식 전환신청을 한 투자자들은 주식을 받자마자 당일부터 주식 매도가 가능하다. HMM에 따르면 매달 두번씩 주식 전환에 따라 주식 출고가 이루어지고 있다.

1~15일 중 주식전환 신청을 한 고객은 그달 말일에 신주를 받게 된다. 또 16~ 31일 중 주식전환권을 사용한 고객은 그 다음달 15일에 신주를 받는다.

즉 고객 입장에서 CB의 주식 입고(주식전환)가 매월 15일과 말일에 이루어지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주식 입고 이틀 전부터 권리 공매도가 가능하다. 가령 HMM은 3월 1~15일까지 1270억원, 15~30일까지 548억원 규모의 CB 투자자로부터 주식 전환 신청을 받았다.

즉 3월 1~15일까지 1270억원 규모(CB 기준, 행사 주식수 8만9950주)의 주식 전환신청이 완료돼 신주물량은 지난 3월 31일 고객 계좌로 입고됐다. 주식 전환 이틀 전부터 권리 공매도(입고 예정 매도) 행사가 가능해 HMM CB 투자자들은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권리 공매도를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 금지 기간이지만 권리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시장에서는 권리 공매도 영향으로 3월 29~30일 이틀 동안 HMM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월 하순(16~31일) 주식 전환 신청 규모는 548억원(행사주식수 426만7325주)에 달한다. 해당 CB의 주식 전환일은 이달 15일이다. 이에 오는 13~14일 양일간 권리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나머지 잔여 금액(62억원)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5일까지 CB 주식전환 청구를 할 수 있다.

해당 CB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는 채권 발행일로부터 5년간 상시적으로 할 수 있었지만 HMM이 지난달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주식전환청구 마감은 이달 5일이고 중도상환청구권 행사일(콜옵션)은 같은달 8일이다.

즉 이달 5일까지 주식 전환 청구를 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보유한 CB 원금을 HMM이 되사가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HMM CB 투자자들은 100% 이상의 수익률을 대부분 거뒀을 것"이라며 "다만 권리 공매도 행사 시기에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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