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코로나19 확산 '심상찮다'..감염재생산지수 1.79 전국서 가장 높아

김우현 기자 2021. 4. 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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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호남·경남 확산세..2주뒤에도 하루 확진자 400~600명 이어질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신규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500명 대를 기록한 2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 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충청과 호남을 포함한 비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감염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 감염병의 확산세를 가늠하는데 활용되는 감염재생산지수(R) 값이 비수도권 지역에서 올라가고 있따. 대전과 세종, 충남북을 아우르는 충청권은 1.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호남의 R값은 1주일만에 한주 전 추정치의 2배로 올라섰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대한수학회의 코로나19 수리모델링 태스크포스(TF)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확산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팀,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 이효정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팀 등 9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 충청·호남·경남 확산 중

이효정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연구팀은 2일 기준 전국 평균 R값을 1.11, 수도권은 1.04, 비수도권은 1.26로 추정했다. 전염병에 감염된 사람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값으로 1보다 크면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세종, 충북, 충남을 포함한 충청권이 1.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호남권이 1.68, 경남권 1.25, 경북권 0.98, 강원이 0.87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주 광주, 전북, 전남을 포함한 호남권의 R값을 0.77로 추정했으나 일주일 만에 2배가 됐다. 충청권의 R값 상승은 이 지역 유흥업소, 학교, 외국인 집단감염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는 지난달 25~26일 전북 전주의 교회 집회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호남권의 감염재생산지수는 한 주 전 추정치의 2배가 되는 등 비수도권 지역의 확산세가 뚜렷했다. 

손우식 수리연 감염병연구팀장이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서도 전국과 수도권의 R값은 각각 1.09, 1.06인데 비해 충청권은 1.44, 호남권은 1.7로 나타났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의 예측 결과에서는 강원도의 R값이 1.35로 가장 높았고 경남권이 1.28로 뒤를 이었다. 

○ 4주전 500명대 예상...확산세 잡지 못해

이달 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3명으로 닷새째 하루 500명대의 확진자가 나왔다.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확진자 수를 보면 지난달 29일 382명, 30일 447명 31일 506명, 4월 1일 551명, 2일 558명, 3일 543명, 4일 543명이다. 수리모델 전문가들은 4주 전 5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올 것을 예측했었다. 

이효정 센터장 연구팀은 지난달 12일 예측 보고서에서 전국 R값을 1.09로 추정하고 연구팀은 향후 4주 동안 확산세를 잡지 않을 경고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 신규 확진자 수가 4월 2일 510명, 4월 9일에는 554명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달 2일 공개된 보고서 결과를 놓고보면 정부가 확산세를 잡지 않거나, 잡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귀결된다. 

연구팀은 현재 확산세를 잡지 않고 현재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면 향후 2주간 매일 400~6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달 16일 1214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국 R값이 1.07로 유지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재처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유지할 경우 이달 9일에는 533명, 16일에는 566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 분석에는 2월 26일 이후 실시된 백신 예방접종 효과는 반영하지 않았다. 

정은옥 교수팀은 방역 조치가 강화되지 않고 현재 1.03인 전국 R값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9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463명, 16일에는 475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방역  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R값이 1.71로 떨어질 경우 확진자 수 규모가 내달 9일에는 705명, 16일에는 1214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일효 부산대 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국 R값을 1.1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확산세를 확실히 꺾는 조치가 없을 경우 이달 7일 신규 확진자 수는 592명, 14일에는 680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백신의 효과가 예측치에 미치는 정도가 적어 백신의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수리모델링 TF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감염병 모델링 전문가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수리 모델을 통해 분석한 코로나19 전파 양상을 종합해 매주 금요일 수리연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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