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저장 안정성 10배↑'..KIST, 차세대 반도체 소재 성능 입증

KIST 최준우 박사팀이 개발한 반데르발스 자성체를 활용한 스핀소자의 모습. /사진=KIST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스핀 반도체 후보 물질로 거론되던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자성체의 소재 적합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력을 끌어올릴 성과로 주목받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4일 스핀융합연구단 최준우 박사팀이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안정성을 나타내는 '교환 바이어스' 특성이 일반 자성체보다 10배 이상 크고, 근본적으로 다른 물성을 가진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반데르발스 자성체는 물질의 충과 층 사이가 결합력이 약한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이뤄진 자성체를 말한다. 3차원 입체 구조인 일반 물질과달리 층간 결합력이 약해 단일 원자층으로 쉽게 분리되고, 평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2차원 물질이라고도 불린다.

반데르발스 물질은 차세대 스핀 반도체 후보 소재로 꼽혀왔다. 하지만 철, 코발트 등 기존 자성체와 달리 원자층 단위로 분리된다는 구조적 특징 외에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활용할만한 특별한 성질을 발견하는 성과는 없었다.

층상구조를 가진 Fe3GeTe2 반데르발스 자성체와 반강자성체의 접합구조(좌)와 반데르발스 자성체와 일반적인 자성체에서 나타나는 두께에 따른 교환 바이어스 크기 변화(우). /자료=KIST

연구팀은 반데르발스 자성체 중 하나인 'Fe3GeTe2'을 분석한 결과 표면에 생성된 반강자성체 층으로 인해 강자성체의 스핀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교환 바이어스 현상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했다.

또 두께가 두꺼워짐에 따라 교환 바이어스의 크기가 약해지는 기존 자성체들과 달리 두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며, 교환 바이어스의 크기가 다른 소재에 비해 10배 이상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반데르발스 물질이 갖는 내재적 성질인 약한 층간 상호작용이 이같은 현상의 원인이 됐다.

연구팀은 "교환 바이어스는 차세대 스핀 메모리의 핵심 동작 원리로 스핀 정보의 안정적인 저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향후 반데르발스 자성체와 다른 성질의 반데르발스 물질들의 접합구조를 활용해 우수한 성능을 가진 스핀 반도체 신소재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나노과학 국제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안정성을 나타내는 '교환 바이어스'(Exchange Bias) 특성이 일반 자성체보다 10배 이상 크고, 근본적으로 다른 물성을 가짐을 규명한 최준우 KIST 선임연구원(교신저자)와 권형근 KIST 박사(제1저자)(사진 왼쪽부터). /사진=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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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doremi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