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2세' 등 파라오 미라들, 이사 가다
[경향신문]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왕) 미라를 새로 지은 박물관으로 옮기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알자지라통신은 3일(현지시간) 저녁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파라오들의 황금 행진’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진은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이집트 박물관에 있던 고대 이집트 왕국의 파라오와 왕비 총 22구의 미라를 이집트 국립 문명박물관으로 옮기기 위해 열렸다. 이집트 박물관과 카이로 남부 푸스타트에 새로 만들어진 국립 문명박물관은 약 7km 떨어져 있다.
이날 행진에 앞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과 함께 고대 이집트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사람들이 타흐리드 광장에 나왔다. 이집트 박물관에 있던 미라는 타흐리드 광장을 한바퀴 돌며 이사를 준비했다. 카이로 시내 간선도로와 교차로등 행렬이 통과하는 곳은 봉쇄됐으며, 기마 경찰대와 이집트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차량 행렬을 뒤따랐다.
이집트 관광유물부에 따르면 이번에 옮겨진 미라 대부분은 기원전 1539년에서 기원전 1075년까지 고대 이집트 신왕조를 통치했던 파라오들이다. 기원전 16세기 파라오인 세케넨레 타오 2세의 미라가 등장하며 행렬이 시작됐으며, 기원전 12세기에 재위했던 람세스 9세의 미라가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67년간 군림하며 이집트 왕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람세스 2세, 이집트 최초의 여성 파라오였던 하트셉수트 여왕의 미라도 있었다.
이집트 당국은 이동 중 미라 훼손을 막기 위해 질소충전상자에 관을 담은 뒤, 특수 충격흡수장치가 달린 차량에 미라를 싣고 30여분간 이동했다. 운구 차량은 고대 파라오들이 영면에 들었을 때 무덤까지 미라를 이송하던 고대의 목선들을 본 딴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파라오 왕가의 문장으로 장식된 차들은 21발의 예포를 맞으며 도착지인 국립 문명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미라들은 파라오 18명과 다른 왕족 4명의 것으로, 19세기 당시 이집트 남부 룩소르 부근 비밀 무덤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미라 20구는 전시장에 전시되며, 2구는 소장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행사 참관을 위해 카이로를 찾은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은 “미라의 보존상태와 전시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이 행진은 이집트 국영TV와 이집트 관광유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파라오 행진 영상 보기▶[https://www.youtube.com/watch?v=0M9adks0rGU]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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