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에 몸값 쑥쑥" 데이터 3대장..연봉킹 누구?

김연주 2021. 4. 4. 10: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금이다"라는 명언은 21세기에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데이터화'되는 시간은 금이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결제한 신용카드, 집을 가기 위해 앱으로 부른 택시, 집에서 시청한 넷플릭스 등 나의 모든 행동이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이는 시대다. 이 데이터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개인의 행동을 예측해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이 되기도 하고, 모빌리티 데이터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원천이며, 인공지능(AI) 기술의 근원 역시 데이터다. 당연히 기업의 인재 수요도 '데이터' 관련 직무로 쏠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유례없는 취업난에도 기업들은 데이터 전문가 채용에 여념이 없다. 이번 꽃직업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데이터 애널리스트(분석가) 셰이, 데이터 엔지니어 커리,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빌리 '데이터 직무 3대장'을 만났다.

왼쪽부터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터 엔지니어 커리, 디지터 애널리스트(분석가) 셰이, 디지터 사이언티스트 빌리.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무슨 직업?

데이터 직무가 이토록 각광받는 이유를 세 사람은 '수요와 공급' 문제라고 했다. 시장에 정보와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는데 그 속도에 비해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의 증가 속도는 한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이 일을 할 수 있는 '데이터 관련 전문가'들이 귀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더해 빌리는 "컴퓨팅 파워의 상향 영향도 크다"고 했다. 그는 "최근 딥러닝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사실 근간이 되는 뉴럴 네트워크 같은 콘셉트는 이미 수십 년 전에 나왔다"며 "그런데 컴퓨팅 파워가 좋아지다 보니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는 상황이 되어 비약적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실제로 기업에서 활용가치가 높아졌다"고 했다. 컴퓨팅 파워는 지금 이 순간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 관련 업무나 직무는 더욱더 기업 전반에 보편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는 이름에서 보여지듯 '데이터'를 다루는 직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직 이 세 직군이 나뉘어 있지 않은 기업도 많다. 커리는 "저희도 원래 3년 전에는 같은 팀이었다. 회사가 커지고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세분화되면서 분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채용 공고도 따로 진행되지만 여전히 세 직군 사이에서는 본인 능력이나 희망에 따라 전환이나 이동이 쉽게 이뤄진다.

그래픽=이지윤 인턴
첫 단추를 끼우는 게 바로 데이터 엔지니어의 일이다. 커리는 "데이터 엔지니어는 데이터 분석가를 비롯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사내에 여러 곳에 공급하는 일을 하게 된다"며 "서비스 구석구석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자신의 직무를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가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직업이다. 일종의 통계분석가다. 세이는 "카카오T 서비스 이용자라면 UI가 꽤 자주 바뀌는 걸 아실 것"이라며 "그중 어떤게 더 사용자들에게 편리한지 A/B 테스트를 시행하고 분석해 수치로 결과를 제공하는 등 기획자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수치를 기반으로 해 설명하는 게 데이터 애널리스트의 일"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비교적 최근에 확립된 직군이다.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펼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알파고'와 같은 AI를 만드는 일이다. 빌리는 "대리나 택시, 서비스를 들어가보면 가격을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사용한 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가격을 내려드려야 가장 빨리 집으로 갈 수 있을지를 머신러닝을 통해 예측하는 업무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봉은 직군 같아도 천차만별...면접, 경력, 자격에 따라 달라

그래픽=이지윤 인턴
가장 되기 힘든 직군으로 세 사람 모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꼽았다. 빌리는 "많이 뽑는 직군이 아니고, 일단 허들이 높다"면서 "세 직업 중 학위가 가장 많이 요구되며 어느 하나에 특화되기보다는 골고루 아는 사람을 선호하다 보니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되기 쉬운 직군으로는 '데이터 분석가'가 꼽혔다. 데이터 분석가인 셰이는 "기본적으로 많이 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채용 면에서는 쉽다"며 "어느 회사에나 분석가는 직군 이름이 조금씩 다르지만 반드시 존재한다. 사업부서에서 직접 분석을 하다 이 직군으로 넘어오는 경우도 있는 등 개발 역량에 대한 허들이 두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직무는 이직이 잦아 직군별 평균 연봉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셰이는 "밖에서 보면 평균이라는 게 있지 않겠냐고 하지만 사람마다 경력이 다르고 면접을 얼마나 잘 봤는지도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연봉이 다다르다"며 "평균 얼마라고 딱 집어서 말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 사람도 '프로 이직러'. 커리는 같은 직무는 아니지만 5번의 이직을 경험했고, 셰이와 빌리는 이미 각각 2번, 3번 이직을 한 후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일하고 있다.

그래도 그중 연봉이 가장 높을거라고 '추측되는' 직무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꼽혔다. 기본적으로 학위를 갖춘 사람이 많이 지원하고 고스펙이 요구되는 만큼 보상도 그에 따라 상향되는 탓이다. 빌리도 구체적인 연봉은 밝히지 않았지만 "좋은 처우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가장 전망 좋은 직군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가장 전망이 좋은 직업으로는 연봉에 이어 또다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골랐다. 데이터분석가인 셰이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이 앞으로 무궁무진할 것 같다"고 했다. 데이터 엔지니어인 커리도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사람이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AI 모델링이나 패턴화나 자동화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전망이 가장 좋아 보인다"고 했다.

빌리 역시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경쟁력을 갖출 때 이야기"라며 "기술이 점점 사용하기 편해지는 등 보편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즉 접근하는 허들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장에서 그것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계속 공부하고 기술을 습득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라고 첨언했다.

워라밸은 세 직군 모두 나쁜 편이 아니라고 했다. 밤늦게까지 컴퓨터와 단둘이 야근해야하는 상황은 많지 않다는 것. 그나마 야근이 많은 직군은 데이터 엔지니어다. 커리는 "사이언티스트나 분석가가 데이터를 쓰려면 출근하기 전에 데이터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이 새벽에 돌아가는데 잘못되면 일어나서 대응해야 한다"며 "일이 많아서는 아니고 새벽 시간대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다만 집에서 수면을 취하다가 장애 알람이 울리면 대응하는 식이라고.

사진출저=카카오
최근에는 비전공자도 데이터 직무로 이직을 많이 희망한다. 세 사람의 전공은 다 달랐다. 셰이는 통계를 ,커리는 컴퓨터 교육학을 ,빌리는 수학을 전공했다. 관련 전공은 도움은 되지만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엔지니어 역시 커리는 "전산 관련 전공이면 도움이 훨씬 많이 되지만 필수는 아니다"며 "비전공자라도 스스로 공부하거나 학습을 통해 이쪽 업계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커리 역시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여러 번의 이직을 통해 지금 직무에 정착했다고 한다. 셰이는 "저희 팀이에서 통계를 전공한 사람은 저를 포함해 절반이 되지 않는다"며 "컴퓨터 언어 2개 정도만 다룰 수 있다면 분석 업무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무 통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업과 밀접한 통계를 다루는 만큼 사업에 어떤 분석이 필요할지, 어떤 데이터를 다뤄 보면 좋을지 주제를 정하고 가설을 세울 수 있는 '호기심'과 '관찰력'이 필요하다며 이는 전공과 전혀 무관한 능력이라는 것이 특히 카카오 모빌리티처럼 사업(도메인)과 관련된 데이터 일을 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이나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