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산어보' 설경구 "이준익 칭찬에 사극 용기, 또 하고파"
"진짜 어른에 대한 이야기"
28년 만에 처음이다. 배우 설경구(53)가 데뷔 이후 첫 사극에 도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사극, 그것도 흑백 영화인 ‘자산어보’를 통해서다.
그에게 대단한 결심의 계기를 물으니, “이준익 감독이 워낙 칭찬을 잘 해주니까. 그걸 다 믿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전에도 사극에 출연할 기회는 많았지만 용기가 안 났어요. 뭔가 낯설고 어색하달까? 언젠가는 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미루고 미루다가 지금까지 온 거죠.”
설경구는 “감독님은 배우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주는 사람”이라며 “익숙지 않던 옷을 입고, 갓을 쓰고 수염을 단 채 쭈뼛쭈뼛 촬영장에 나왔는데 폭풍 칭찬을 해줬다.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그런 반응에 용기를 얻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자유로워졌다”고 미소 지었다.
“촬영장이 섬이었는데 분위기가 항상 유쾌하고 편안했어요. 배우들의 숙소 중앙에 마당이 있었는데 거기 모여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놀고 일하며 지냈어요. 매일매일 이야기 꽃을 피웠죠. 작품 속 제 연기에 만족스러우셨다면 경계 없던 현장의 편안함 덕분일 거예요. 모두가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냈으니까.”
특히 설경구는 극 중 제자인 변요한과 찰떡 케미를 뽐낸다. 이번 작품에 변요한을 적극 추천한 사람도 바로 설경구. 그는 “예전에 ‘감시자들’이라는 영화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상견례 당시 ‘눈이 참 좋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 한 신이 없어 이후 만난 적은 없었지만 그 눈이 잊혀지질 않았다. 또 건너 들어보니 나와 많이 닮았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낯을 많이 가리고 고민도 많고. 사람들이랑 눈도 잘 못 마주쳐 친해지는 게 어려운 성격이더라. 비슷한 놈을 찾은 것 같아 반가웠다”며 소리내 웃었다.
그러고는 “이번뿐만 아니라 늘 생각하는 게 있다. 선배라고 해서 모든 것이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는 없다고 거다. 그래서 선후배를 떠나 동료 배우로 다가가려 했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식이 좀 돼 처음엔 (요한 씨도) 조금 어려워하는 듯 했지만 진심으로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고 싶었으니까. 술 한잔하면서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고 속얘기도 많이 나눴죠. 어느새 서로 할 말 다 하면서 연기하는 사이가 됐고 촬영 내내 호흡이 좋았어요. 잘 받아줘서 고마웠죠.”
설경구는 이런 찬사에 “개인적으로 꼰대 같은 스승은 싫다”고 말했다. “자신의 허물을 봐야 하는데 그걸 숨긴 채 꼰대처럼 구는 건 좋은 어른이 아니니까. 그 부분을 늘 염두에 두려고 해요.”
그러면서 ‘자산어보’ 속 정약전에 대해 언급하며 “참된 스승이자 진짜 어른이더라. 자신의 허물을 꺼내 보이고 함께 고쳐 보자라고 하는게. 나 또한 영화를 통해, 그런 메시지를 담은 영화의 촬영 현장,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기왕 사극 도전에 나선 김에 더 해보고 싶다. 정말 매력적인 장르”라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촬영은 반복되지만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캐릭터, 현장, 사람, 작품을 만날 때마다 기대와 설렘, 두려움을 동시에 느껴요. 그것이 제 에너지의 원천 같아요. 사극의 매력을 새롭게 느꼈으니 또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번엔 컬러(영화)로요. 하하!”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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