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e-2008 전기차..'주행거리'만 빼면 다 좋다[차알못시승기]

이강준 기자 2021. 4. 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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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아빠 저 저거 타고 싶어요"

기자가 지난해 출시한 푸조 전기차 e-2008을 시승하던 중 한 어린아이가 차를 가리키며 했던 말이다. 이모군(6)의 아버지 이모씨(40)는 "아이가 평소 갖고 노는 트랜스포머 장난감과 비슷하게 생겨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푸조 e-2008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단순히 아이들 눈에만 멋져보인 건 아니었다. 실제 판매량을 봐도 국내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던 푸조가 얼마나 선전하는 지 알 수 있다. 한불모터스에 따르면 지난달 푸조 e-2008과 해치백 모델인 e-208을 합쳐 총 91대가 등록됐는데 이는 2월 전체 푸조 판매량인 71대보다도 많다.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푸조 전기차 중 SUV 모델인 e-2008을 시승해봤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각종 전기차 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3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푸조 e-2008 예쁘고, 고급스럽고, 잘 달린다…편의기능도 거의 다 들어갔다
푸조 e-2008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푸조 e-2008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유럽에서 온 외제차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국산차들과 가격대가 비슷하다. 그럼에도 내·외부 디자인은 고급차의 느낌이 물씬 난다.

대중적인 가격대의 자동차인데도 여느 고급차처럼 파랑색 같은 원색이 매우 잘 어울렸다. 프랑스에서는 르노와 1~2위를 다투는 브랜드지만 국내에선 보기 힘든 브랜드라 과감한 색상과 어우러져 어딜가도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충전소 업계 관계자들도 '이런 차는 처음 봤다'며 '인증샷'을 찍기 일쑤였다.

푸조 e-2008 야간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내부에도 가죽 같은 고급 소재를 최대한 활용했다. 차 중간에 있는 센터페시아부터 시작해 문까지 '앰비언트 라이트'가 들어갔고 알칸타라 인조 가죽을 다수 사용했다. 보통 이 가격대 전기차라면 검은색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한다.

가운데 디스플레이 화면은 운전자 쪽을 향해 살짝 기울여져 있어 크기는 작았지만 보기 편했다. 필요한 편의기능도 거의 다 들어갔다.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유선지원됐고 USB 타입C 충전포트와 열선도 포함됐다. 어댑티브 크루즈도 포함돼 고속도로나 도심 정체 구간에서 활용하기 편했다.

주행성능은 BMW 못지 않았다. 고성능 전기차를 지향하는 만큼 운전대(스티어링 휠)는 크기가 작아지고 둥근 원이 아니라 육각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변했다. 운전대를 살짝만 움직여도 차가 큰 각도로 회전했기에 고속 주행에서 상당히 편리했다. 코너링을 할 때에도 차가 도로에 바짝 붙어서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대를 돌리면 차가 즉각 반응했다.

푸조 e-2008 측면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237㎞에 불과한 짧은 주행거리…불편한 공조장치 조작 등 '참아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단점 하나가 너무 크다. 전기차의 핵심인 1회 완충시 주행가능 거리가국내 기준 237㎞에 불과하다. 같은 가격대의 국내 경쟁 모델인 르노 조에는 300㎞대, 쉐보레 볼트는 400㎞대 주행가능 거리를 가진데 비해 너무 짧다.

고성능 전기차를 지향했다고 했지만 짧은 주행거리 때문에 완충 상태가 아니고서야 맘편히 '밟을 수가' 없다. 회생제동을 최대한 활용해 운전하면 실주행거리는 그보다는 더 나오기는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있는 '충전 스트레스'를 떨쳐내기 어려웠다.

푸조 e-2008 공조장치 조작 장면. 버튼을 여러개 눌러야 해 조작이 복잡하다./사진=이강준 기자


프랑스 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불편한 공조장치 조작과 다이얼식 시트 등받이 조절은 푸조 e-2008에도 여전히 있었다. 예를 들어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해 T맵 네비게이션을 보다가 에어컨 온도를 올리고 싶으면 화면 공조장치 아이콘을 터치하고 조절해야 한다.

여기서 다시 T맵 화면으로 돌아가려면 현재 재생 중인 노래를 보여주는 멀티미디어 아이콘을 누른 후 다시 하단의 애플 카플레이 버튼을 눌러야 했다. 직관적이지 못해 운전 중에 조작하다가 위험한 상황에 여러번 노출되기도 했다.

다이얼식 시트 등받이 조절도 난감했다. 시트 높낮이나 전후 이동은 다른 양산차들과 작동 방식이 같았지만 등받이를 세우려면 시트 측면에 숨어있는 다이얼을 '앞으로' 회전해야 했다. 문제는 소형 SUV 특성상 내부 공간이 넉넉치 않아 시트를 조절하다가 손가락이 끼거나 생채기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

푸조 e-2008은 한정된 가격 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차다. 디자인, 주행성능 등 장점이 너무나 많지만 이를 즐기기 위해선 짧은 주행거리라는 큰 단점을 인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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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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