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땅]① 너도나도 서울로..지방이 사라진다
[앵커]
"국토가 골다공증에 걸렸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지방 마을 곳곳이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빈집만 늘어나고,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데요.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실태를 오늘(3일)과 내일(4일) '9시 뉴스'와 '시사기획 창'을 통해 집중 진단합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군위의 한 시골 마을, 폐허가 된 빈 집들이 곳곳에 방치된 채 들어섰습니다.
[경북 군위 주민 : "마을이 없어지는 기분이고, 젊은 사람도 안 들어오고 하니까, 안 좋지."]
영화의 무대가 되기도 했던 곳.
[영화 '리틀 포레스트' : "돌아왔다, 집으로. 고향은 언제나 좋다."]
청년들의 꿈은 한낱 이야기일 뿐,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현재 군위군민 2만 3천 명 중 60대 이상 고령자는 절반이 넘습니다.
하나 뿐인 종합병원은 7년 전 문을 닫았습니다.
[김성자/경북 군위군 군위읍 : "그러니까 불편하죠. 여기는 2층, 3층 입원실이었는데 (이제는) 없으니까."]
소멸 위기는 도심 지역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는 지난 40년 동안 인구가 25% 이상 감소해 대표적인 '축소 도시'로 불리고, 부산은 최근 인구 340만 명이 무너지면서 인천에 '제2의 도시'라는 자리를 내어줄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중소산업도시들의 쇠퇴 문제, 더 나아가서는 대규모 산업직접지의 쇠퇴 문제가 실질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요."]
학령 인구 감소와 함께 청년 인구의 수도권 선호로 올해 지방거점국립대 9곳 가운데 8곳이 모집 정원의 100%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채지희/경북대 4학년 : "적어도 (취업준비생) 반 정도는 서울에 가려고 하지 않을까. 지방대를 나와서, 지방에서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니까."]
청년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좋은 일자리도 함께 사라진다는 의미입니다.
120조 원 규모의 투자가 기대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구미시민들은 엄동설한에 얼음물까지 뒤집어쓰며 지역 유치를 염원했지만, 결론은 수도권이었습니다.
[강현수/국토연구원장 : "서울과 가까워야지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요. 고급 연구 인력을 지방에서 구하기 어려우니까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있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도권 쏠림이 계속된다면, 30년 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46%가 사라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영상편집:김대영
☞ KBS는 심각한 지방 소멸 실태를 알리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뉴스홈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KBS 뉴스 홈페이지와 https://somyeol.kbs.co.kr에서 더욱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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